선거운동 제한 규정 두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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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 경덕여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3학년 학생들이 새내기 유권자 생애 첫 투표 약속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 뉴시스
대구 서구 경덕여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3학년 학생들이 새내기 유권자 생애 첫 투표 약속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6·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27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선거운동 제한 규정 논란은 이번에도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선거운동 규제 완화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58조는 누구나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동시에 법률에 따라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경우를 예외로 두고 있다. 이에 △기부행위 △통신기기 △매체 △소품·시설물 △집회 △인터넷 광고 △딥페이크 영상 △특수 지위 이용 등을 통한 선거운동이 금지돼 있다. 이러한 한국의 엄격한 규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해외 사례와 사뭇 대조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7일 오후 국회에서는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와 한국선거학회가 공동주관한 학술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의 선거운동 규제와 법 집행이 핵심 화두로 다뤄졌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노기우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정치적 허위 표현 전반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기보다 활발한 정치 토론을 위축시키는 규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연방법이 개입하는 경우도 유권자 기만이나 투표 방해 등 투표권 침해가 명백할 때로 한정된다. 물론 후보자가 특정 중범죄를 저질렀다면 공직 자격 제한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한국처럼 선거운동 중 발언이 당선 무효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노 연구원은 독일 역시 선거 절차를 직접 왜곡하는 행위가 아니라면 판단을 신중히 하며, 무엇을 중대한 선거범죄로 보는지에 대한 경계를 엄격히 설정하는 국가라고 정의했다. 이어 그는 현행 ‘공직선거법’의 역사적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현재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명분 아래에서 지나치게 광범위한 규제를 부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6년 3월 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 관계자들이 '딥페이크 위반 및 허위사실비방' 등 사이버선거범죄 행위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 / 뉴시스
2026년 3월 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 관계자들이 '딥페이크 위반 및 허위사실비방' 등 사이버선거범죄 행위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 / 뉴시스

또 다른 발표자인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역시 독일 연방 선거법과 영국 선거법에는 선거운동의 포괄적 정의와 개별 선거 활동에 대한 정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는 시민의 정치활동 역시 일반법으로 규제한다. 프랑스 선거법의 경우 후보와 정당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운동 규제가 존재하지만, 마찬가지로 선거운동의 포괄적 정의가 없고 시민의 정치활동도 일반법으로 규정한다.

반면 한국의 선거법은 1958년 ‘민의원의원 선거법’의 구조와 개념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서 대표는 1958년의 경우 이승만 독재가 심화하던 시기인 만큼 민주주의의 역사를 가진 한국이 이에 맞게 선거법을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 선거운동의 특수성과 규제 도입 배경을 고려할 때 해외 사례를 적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실무 운영 방식이 다른 만큼 해외 사례와 한국의 경우는 다른 규제를 적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 역시 “한국의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규제가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규제에 엄격한 이유에 대해 “규제하지 않을 때 큰 문제가 없었다면 규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규제가 강하다고 해서 문제 되는 것도 아니고 규제가 없다고 해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은 규제가 강한 만큼 그 규제를 우회하려고 하는 시도들과 노력들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규제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의 자유’ 학술회의 자료집

2026.05.07.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노기우·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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