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박세웅과 롯데 자이언츠가 좌절했던 그 순간.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과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나름대로 순항하며 5회까지 잘 버텨냈다. 결국 박세웅은 패전투수, 양현종은 승리투수가 됐다. 야구가 원래 그렇지만, 결국 공 1개로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가 3-2로 앞선 5회말. 2사 1,3루였다. 박세웅은 컨택이 좋은 김선빈에게 2사 1루서 굳이 무리하게 승부하지 않고 공을 바깥쪽으로 뺐다. 사구로 내보냈다. 대신 다음타자는 더 부담스러운 김도영. 그러나 이날 김도영에게 한 차례 헛스윙 삼진을 뽑아내는 등, 자신감이 있었다.
박세웅은 초구에 커브를 선택했다. 역발상이었다. 보통 타자가 초구에 커브를 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타자는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면서 변화구가 오면 흔히 말하는 ‘중 타이밍’으로 공략에 나선다.
그런데 박세웅의 이 커브는 스트라이크존 상단으로 들어온 125km짜리였다. 더 낮게 들어가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김도영의 의표를 찌르기엔 충분한 1구. 그런데 역시 김도영은 김도영이었다. 이 공을 놓치지 않고 쳤다. 당연히 커브인 줄 예상하지 않고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이라고 생각하고 감각적으로 휘둘렀을 것이다.
김도영의 파워가 실린 타구가 예상보다 쭉쭉 뻗었다. 우중간으로 향했고, 우익수 빅터 레이예스가 워닝트랙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타구는 담장을 넘어가지는 못하는 수준. 그런데 레이예스가 위치 및 점프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 점프를 해봤지만, 이미 타구가 담장 상단을 때렸다. 그 사이 주자 2명 모두 득점. 이날의 결승타였다.
정말 잘 맞은 타구라면 담장을 넘어갔을 것이다. 우타자 김도영은 우중간 담장도 넘길 파워를 갖고 있다. 만약 롯데 우익수가 레이예스가 아니라 국내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박해민(LG 트윈스)이나 김호령(KIA 타이거즈)이라면 어땠을까.
레이예스가 그 타구를 못 잡았다고 해도 탓하긴 어렵다. 박해민과 김호령에게도 분명 쉬운 타구는 아니었다. 그러나 수비를 잘 하는 외야수라면 멋지게 걷어내는 게 불가능하지도 않았을 듯하다. 레이예스는 리그 최상급 컨택 능력에 비해 수비력은 리그 최상급이라고 보긴 어렵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수비력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리그에서 수비가 촘촘한 팀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이날 패배가 수비로 갈린 것은 아니지만, 롯데로선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순간이었다. 박세웅의 경우 14경기 연속 무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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