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국책은행 3사의 전체 소송 건수가 26% 이상 급증했다. 반면 소송 가액은 줄어들었다. 또 IBK기업은행이 전체 소송의 81% 이상을 차지하면서 '소송 리스크'의 중심에 섰다.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책은행 3사가 원고 또는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 건수는 총 590건이다. 전년(467건) 대비 123건(26.3%)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책은행 3사의 전체 소송 가액은 약 3804억원이다. 전년 말(약 5184억원)보다 26.6% 감소했다.
소송 건수 증가에 반해 소송 가액이 줄어든 배경은 대형 소송 중심에서 중소형 분쟁 중심으로 리스크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건당 평균 소송 가액이 전년 말 약 11억원에서 지난해 말 약 6억원대로 낮아졌다.
3사 별로 보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비교적 안정적인 관리 지표를 보였다.
KDB산업은행의 지난해 제소 건수는 전년과 동일한 49건을 유지했다. 피소 건수는 63건에서 50건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특히 피소 금액이 2024년 1203억원에서 지난해 556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대형 소송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다.
피소는 소송을 당한 것을, 제소는 소송을 직접 건 것을 의미한다.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 3사 중 가장 안정적인 소송 관리 지표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제소 3건(소송가액 38억2500만원), 피소 7건(소송가액 68억2000만원)으로 규모와 건수 모두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소송 건수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기업은행에 집중됐다. 전체 590건 중 기업은행 비중은 81.5%에 이른다.
감사보고서 우발채무 주석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피소 건수는 2024년 말 208건에서 지난해 말 300건으로 44.2% 늘었다. 제소 건수(181건)까지 합산하면 현재 기업은행이 얽혀있는 소송은 총 481건에 달한다.
피소 가액은 2024년 말 1636억4700만원에서 지난해 말 1377억8400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피소 건수 92건이나 급증한 점은 무시하기 어렵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 집단대출 차주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분양계약의 무효·취소·해제를 주장하면서 대출계약도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당행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다수 제기하고 있어 피소 건수가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기업은행은 지식산업센터 집단대출 차주들의 소송 증가와 관련해 유사한 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다. 당시 기업은행은 경기 악화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공실 기간이 길어지면서 임대수익이 끊기자, 일부 차주들이 공사 부실 등을 이유로 시행사와의 계약 무효를 주장하고 그에 연동된 집단대출 상환 의무도 부인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연체정보유예' 목적의 소송이 잇따르면서 피소 건수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 잠재 리스크까지…통상임금·담합 변수
여기에 기업은행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잠재 리스크는 또 있다. 현직·퇴직 근로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추가 지급 청구 소송이다. 지난해 1월9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고등법원으로 다시 내려왔다. 1심 패소(2016년), 2심 승소(2017년) 후 파기환송이라는 복잡한 소송 경로를 거친 만큼, 결과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의 암초'로 남아 있다.

아울러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은행을 포함한 국내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국고채 입찰 관련 부당공동행위(담합)' 여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3월 증권사·은행 등 15개 금융사(PD사)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하며 제재 절차에 착수, 담합 관련 매출액을 76조원으로 산정해 최대 11조원대 과징금 부과 가능성을 통보한 바 있다. 해당 조사 결과에 따라 대규모 과징금 제재 등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결론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원회의 일정조차 미정인 만큼, 과징금 규모와 제재 대상 확정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카르텔 조사국 관계자는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은 아직 전원회의 심의 일정이 잡히지 않아 결론 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태"라며 "심의가 열려 처리 방향이 정해져야만 공소시효나 처분 시효 등을 고려해 통지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이전에 알려진 내용에서 별다른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차후 심의 제재에 따라 15개 기관에서 공동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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