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에버랜드 품은 삼성 모니모…지향점은 日 유니버설 스튜디오 앱?

마이데일리
에버랜드 어트랙션 대기 시간을 나타내는 지도 화면 /에버랜드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가 통합 애플리케이션 ‘모니모(monimo)’에 에버랜드 서비스를 탑재하며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 결제와 조회를 넘어 이용자의 오프라인 동선까지 고려한 플랫폼으로 진화해 정체된 이용자 지표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예약·대기 관리·동선 안내 등 이용자의 경험을 통합한 이번 모니모의 전략이 일본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 공식 앱의 ‘경험 통합’ 구조와 흡사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USJ가 지향하는 ‘경험 통합형 플랫폼’ 수준으로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금융은 모니모에 △스마트 예약 및 줄서기 △실시간 어트랙션 운행 정보 △주차 및 발레파킹 예약 △에버랜드 전용 ‘솜 포인트’ 적립·사용 기능 등을 연동한다. 서비스는 이달 말부터 이용 가능하다. 이는 놀이시설 예약과 대기, 이동 등을 앱으로 관리한다는 점에서 USJ 공식 앱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에버랜드 내 어트랙션 및 놀이 시설들에 대한 대기 시간 및 정보들이 기재돼있다./에버랜드 홈페이지

삼성 측은 이번 협업과 관련해 특정 플랫폼을 벤치마킹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금융 관계자는 “차별화되고 편리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자산관리와 라이프케어 등 고객이 필요로 하는 영역에서 모니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 ‘결제 앱’에서 ‘경험 앱’으로…모니모의 방향 전환

모니모는 삼성카드·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 서비스를 통합한 플랫폼이지만, 그간 이용 빈도와 체류시간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결제와 조회 중심의 금융앱 특성상 사용 빈도가 낮고,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구조적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 서비스는 결제·조회 등 특정 상황에서만 작동하는 ‘저빈도 서비스’라는 특성을 지닌다. 이에 따라 플랫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일상 동선과 오프라인 경험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금융은 포인트, 이벤트, 제휴 서비스를 결합해 일상형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시도해왔으며, 이번 에버랜드 협업 역시 앱 이용 빈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국내 주요 금융사 앱 MAU 추이/그래픽=최주연 기자

모니모의 이용자 지표는 이러한 한계를 보여준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니모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692만명으로 집계됐다. 토스(2002만명), KB스타뱅킹(1425만명), 신한SOL뱅크(898만명) 등 주요 금융 플랫폼과 비교해 격차가 있는 수준이다.

특히 삼성카드 자체 앱 이용자 수(약 694만명)보다도 낮아, 통합 플랫폼 전략의 체감 효과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금융은 ‘뉴 모니모’ 출시를 통해 서비스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는 삼성카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다.

◇ 비교 대상은 ‘경쟁’ 아닌 ‘설계’…답은 경험 통합

이번 전략은 기존 금융앱과의 경쟁이라기보다, 이용자 행동을 중심으로 설계된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가깝다.

첫 번째 화면은 앱 메인으로 대기시간·쇼 스케줄 확인과 정리권 발급이 가능하다. 두 번째 화면은 어트랙션 대기시간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목록 화면, 세 번째 화면은 지도 기반으로 대기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화면이다./WSJ 공식 앱 화면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공식 앱은 △어트랙션 대기시간 확인 △시간 지정 입장권(Timed Entry) △익스프레스 패스 구매 △지도 기반 동선 안내 기능을 통합 제공한다. 여기에 △즐겨찾기 기능을 통해 사전 방문 계획을 세우고, 실시간 정보와 연동해 현장 동선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사전 계획 → 대기 관리 → 이동 → 소비’로 이어지는 이용자 행동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 사례다. 예약과 결제, 현장 이용이 앱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이어지면서, 방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되는 핵심 도구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완성도를 높인 사례로 꼽힌다. 사실상 '앱이 없으면 USJ를 즐길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인기 테마존은 사실상 자유 입장이 제한되기도 한다. 방문객이 몰릴 경우 시간 지정 입장권(정리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입장권을 구매하고도 해당 구역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슈퍼 닌텐도 월드’ 등 인기 구역은 정리권 발급과 입장 관리가 앱을 통해 이뤄지며, 이용 과정 전반이 앱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같은 ‘경험 통합형 구조’는 특정 공간 안에서 이용자 경험을 통합한 사례로, 업계에서는 모니모의 플랫폼 확장 방향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 ‘통합’보다 ‘사용 밀도’…플랫폼 설계 방식의 차이

다만 현재 모니모는 에버랜드 관련 기능을 플랫폼에 연동하는 ‘탑재’ 단계에 머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경우 앱은 ‘있으면 편리한 서비스’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반면 USJ 앱은 테마파크 방문이라는 특정 상황 안에서 예약부터 결제, 현장 이용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이용자의 행동을 앱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이라기보다 특정 공간 내에서 이용 경험을 고밀도로 통합한 사례이긴 하지만 플랫폼 설계 측면에서 참고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된다.

결국 플랫폼 경쟁력은 기능의 수보다 이용자의 행동을 하나의 경험으로 묶고, 반복 사용이 발생하는 흐름을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 에버랜드 협업, 출발점일 뿐…경쟁은 ‘설계’에서 갈린다

삼성금융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내세우며 독자적인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검증된 ‘경험 통합형 플랫폼’ 구조와의 유사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결국 이번 에버랜드 협업은 금융 앱의 한계를 넘어서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성패는 기능 추가가 아닌 경험 통합 수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경험 통합 구조를 일상 서비스 영역에 맞게 확장해 구현할 수 있을지 여부가 경쟁력을 가를 변수로 지목된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모니모는 기능을 연결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USJ 공식 앱은 이용자의 행동 자체를 앱 중심으로 재설계한 구조”라며 “플랫폼 경쟁력은 무엇을 담았느냐보다, 이용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흐름을 만들었는지에서 갈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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