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에너지 협력②] 남북 물길 갈등… 공유하천 해법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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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유하천은 상류 댐 운영에 따라 하류 수위가 직접 영향을 받는 구조로, 일방적 방류가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남북 공유하천은 상류 댐 운영에 따라 하류 수위가 직접 영향을 받는 구조로, 일방적 방류가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북한 상류 댐 방류 한 번에 남측 하류 수위가 급변한다. 임진강과 북한강을 둘러싼 물길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다. 사전 통보나 공동 관리 체계 없이 일방적 운영이 이어지면서 수해 피해와 유량 감소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물은 연결돼 있지만 관리 체계는 분리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는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공동 관리 체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사전 통보·데이터 공유… 현실적 협력의 첫 단계

남북 공유하천 문제는 상류와 하류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북한 상류에서 이뤄지는 방류와 유량 조절이 그대로 남측 하류 수위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전 통보 없는 방류가 반복되면서 접경지역 피해가 이어져 왔다. 강부식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16일 국회에서 “상류의 유량 조절이 곧 하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임진강이다. 북한 지역을 지나 남측으로 흐르는 임진강 상류에는 황강댐이 있다. 이 댐의 방류 시점과 규모에 따라 하류 수위가 크게 변한다. 실제로 과거에는 강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방류가 이뤄지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고, 이후에도 사전 통보 없는 방류가 이어지면서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북 공유하천 문제와 관련해 방류 정보 공유와 수위 데이터 교환 등 공동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수자원 협력은 재난 대응과 직결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추진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언급됐다. / 사진=김소은 기자
남북 공유하천 문제와 관련해 방류 정보 공유와 수위 데이터 교환 등 공동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수자원 협력은 재난 대응과 직결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추진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언급됐다. / 사진=김소은 기자

북한강 수계 역시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다. 북한에 건설된 임남댐은 상류 유량을 조절하는 시설로 남측으로 흘러드는 수량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댐 건설 이후 특정 시기에는 유입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하류 수력발전과 농업용수 확보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자연적인 유량 변화라기보다 인위적 조절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조율할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공유하천은 공동위원회나 협의체를 통해 방류 기준과 정보 공유 체계를 마련하지만 남북 간에는 이를 담당할 상설 기구가 부재한 상태다. 사전 통보나 수위 정보 공유가 제도화되지 않으면서 일방적 운영이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자원 문제는 단순 갈등을 넘어 재난 위험으로 이어진다. 방류는 홍수 피해로, 유량 감소는 농업용수 부족과 생태계 변화로 연결된다. 접경지역에서는 물의 양과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면서 대응에도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물관리총괄 과이보형 팀장과 통일부 남북경제협력과 김기혁 과장도 수자원 협력은 재난 대응과 직결된 만큼 상대적으로 협력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는 점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남북 공유하천 갈등 해소를 위해 방류 사전 통보와 수위·강수 데이터 공유 등 정보 기반 공동 관리 체계 구축이 현실적 해법으로 제시됐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남북 공유하천 갈등 해소를 위해 방류 사전 통보와 수위·강수 데이터 공유 등 정보 기반 공동 관리 체계 구축이 현실적 해법으로 제시됐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이런 상황에서 제시되는 해법은 대규모 개발보다 관리 체계 복원에 가깝다. 핵심은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이다. 방류 시 사전 통보, 수위와 강수량 데이터 교환,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이 기본적인 협력 과제로 거론된다. 별도의 대규모 투자 없이도 시작할 수 있고 양측 모두 직접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있다는 평가다.

강부식 교수도 공유하천 협력의 출발점으로 재난 대응을 제시했다. 수해 방지와 안전 확보는 정치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로, 비교적 접근이 가능한 협력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직접적인 협력에는 한계가 따른다. 대북 제재로 인해 자금과 장비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양측이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국제기구를 통한 우회 방식이 대안으로 언급된다. 제3자가 사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상황을 통해 제재 리스크를 줄이자는 접근이다.

소규모 단위 협력 역시 현실적인 선택지로 제시된다. 접경지역 일부를 대상으로 한 시범 사업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고 이후 확대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초기 비용과 정치적 부담을 줄이면서 협력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북 공유하천 문제는 물의 흐름이 아닌 관리의 공백에서 비롯된 갈등으로 볼 수 있다. 남북 관계 전반이 경색된 상황에서도 물 문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갈등을 줄이기 위한 관리 체계를 복원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협력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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