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유류할증료 ‘33단계’… 여름휴가 항공권 선구매 분위기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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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가 중동사태로 인해 치솟은 국제유가 및 달러로 인해 이번달 항공권 유류할증료를 3월 대비 약 3배 인상한 데 이어 다음달 발권 기준 유류할증료는 4월 대비 약 두 배 인상한다. / 뉴시스
항공업계가 중동사태로 인해 치솟은 국제유가 및 달러로 인해 이번달 항공권 유류할증료를 3월 대비 약 3배 인상한 데 이어 다음달 발권 기준 유류할증료는 4월 대비 약 두 배 인상한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중동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항공업계가 유류할증료를 재차 인상하고 나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5월에 판매하는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를 국내 최고 단계인 ‘33단계’로 적용했다. 이에 5월 유류할증료는 4월 대비 약 두 배 정도 인상된다. 이미 4월 발권 항공권 유류할증료는 지난달 발권에 비해 약 3배 정도 오른 바 있는데, 다음달 또 인상이 확정된 것이다. 기름값 인상으로 5월에 항공권을 구매하면 지금보다 더 비싸지는 상황에 여행을 계획 중이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름 휴가철이나 가을철 항공권을 미리 구매하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유류할증료 기준은 올해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을 적용한다. 이 기간 싱가포르 현물시장 항공유 평균값은 1갤런(약 3.79ℓ)당 511.21센트(1배럴당 214.7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유류할증료 총 33단계 중 최고 단계인 33단계 ‘1갤런당 470센트 이상’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유류할증료를 역대 최고치로 인상하고 나섰다.

양사의 5월 발권 기준 항공권 유류할증료를 살펴보면 가장 짧은 국제선인 대권거리 499마일 이내 노선 인천∼선양·칭다오·다롄·옌지·후쿠오카 등 노선은 편도 기준 △대한항공 7만5,000원 △아시아나항공 8만5,400원으로 책정됐다. 해당 노선 항공권을 이번달에 구매하면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이 4만2,000원, 아시아나항공은 4만3,900원이다. 약 두 배 가까이 인상된 것이다.

또한 도쿄·오사카·삿포로·오키나와 등 주요 일본 노선이나 대만 타이베이, 그리고 최근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가 포함된 500∼999마일 구간 노선의 5월 발권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10만2,000원 △아시아나항공 12만5,800원이다. 4월 기준으로는 대한항공이 5만7,000원, 아시아나항공이 6만5,900원이었는데, 이 역시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앞서 올해 2월 대권거리 500∼999마일에 해당하는 일본·중국·대만 주요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이 1만8,000원, 아시아나항공은 1만6,100원이었다. 3월까지만 해도 해당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2만1,000원, 아시아나항공 2만400원으로 부담이 크지 않았는데, 중동전쟁 영향으로 단 3개월 만에 유류할증료가 5배 이상 폭등했다.

대한항공이 5월 발권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를 국내 최대 단계인 33단계를 적용했다. 이에 일본 노선 편도 유류할증료는 10만원 내외, 동남아 노선은 20만원대, 유럽이나 미주노선은 5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5월 발권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를 국내 최대 단계인 33단계를 적용했다. 이에 일본 노선 편도 유류할증료는 10만원 내외, 동남아 노선은 20만원대, 유럽이나 미주노선은 5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 대한항공

5월에 발권하는 필리핀 마닐라·세부, 베트남 하노이·다낭 등 동남아시아 단거리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이 18만원, 아시아나항공은 20만3,700원이다. 이보다 먼 나트랑·푸꾸옥·호찌민·방콕·쿠알라룸푸르·코타키나발루 등 동남아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은 25만3,500원, 아시아나항공은 24만2,600원을 책정했다.

주요 일본 노선은 유류할증료가 10만원을 웃돌고, 동남아 노선의 경우 유류할증료가 18만원∼25만원에 달하는 상황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이는 전부 편도 항공권 기준이다. 일본 노선의 왕복 항공권 유류할증료는 20만원이 넘고, 동남아는 왕복 항공편 기름값만 최소 36만원부터 최대 50만원 이상에 달한다.

미주 노선이나 유럽 노선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5월 발권 기준 대한항공의 미주·유럽 노선 편도 유류할증료는 50만원을 넘어섰다. 뉴욕과 댈러스, 보스턴, 시카고, 워싱턴, 토론토 같은 미국 동부·남부 및 캐나다 동부 지역은 편도 항공권 유류할증료만 56만4,000원에 달한다. 미주나 유럽 노선 왕복 항공권은 유류할증료로 지출되는 비용만 100만원이 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미주·유럽 노선 유류할증료를 47만6,200원으로 책정했다.

파라타항공이 올 상반기 A330 기재 1대를 추가로 도입하고, 오는 7월 인천∼삿포로(신치토세)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 파라타항공
파라타항공이 진행 중인 국제선 특가 프로모션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7∼8월 성수기 항공권 예약 비중이 크게 늘었다. / 파라타항공

상황이 이쯤 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라도 항공권을 먼저 사두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여름휴가를 포기하기보다는 비용이 더 오르기 전에 항공권을 먼저 예약하려는 ‘선구매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라타항공 측에 따르면 현재 매일 오전 10시에 진행하는 국제선 특가 항공권 프로모션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됐다. 특가 항공권 판매 첫날인 지난 15일에는 출발일이 임박한 항공권의 예약 비중이 전체의 약 60%에 달했지만, 이튿날인 지난 16일에는 예약 패턴이 4∼5월 출발 항공권 비중은 20% 이하고 집계됐고 7∼8월 성수기 항공권 예약 비중이 40%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여름휴가철 항공권을 먼저 구매하려는 양상이 나타나는 등 유류할증료 급등이 단기간 내 예약 구조를 바꿀 정도로 반영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유류할증료 인상과 함께 여름 성수기 운임 상승 가능성이 맞물려 소비자들 사이에서 항공 운임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지금이 가장 저렴할 수 있다’는 인식도 함께 피어나면서 여행 계획을 앞당기고 항공권 구매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유류할증료는 체감 운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인 만큼 유류할증료 인상 시기에는 항공권 예약 시점이 앞당겨지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수요는 가격 상승 전에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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