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숫자로 증명한다” 안석준 TMEG 대표…올해 영업익 2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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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음악·예능·공연을 하나로 묶어 재탄생한 티엠이그룹(TMEG). 합병 1년을 앞두고 안석준 대표를 만나 성과와 전략, 그리고 K콘텐츠의 미래를 들었다.

안석준 TEMG 대표. /심지원 기자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지난해 6월 TV조선E&M과 하이그라운드가 합병해 출범한 TMEG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 프로덕션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채널 기반 부가 사업을 결합한 합병을 통해 ‘지식재산권(IP) 중심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합병 후 성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매출 591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배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메사빌딩에서 만난 안석준 대표는 “CJ E&M보다 작은 조직으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가볍고 빠른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전략”이라며 특정 채널에 의존하지 않는 글로벌 콘텐츠 중심의 사업 구조가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중 TV조선 비중은 30%에 불과하며, 아마존 프라임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판매 확대가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꿨다. 여기에 미스터트롯 관련 행사·공연·기획상품(MD) 등 부가 사업을 확대한 것도 기여했다.

합병 이후 단기간 내 드라마, 예능, 음악, 공연 전 부문에서 독자적인 진용을 갖춘 것도 실적 개선의 요인이 됐다. 예능 부문은 tvN 출신 김석현 대표를 필두로 자체 유튜브 IP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드라마 부문은 기존 하이그라운드 체제를 유지하며 제작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 부문도 ‘미스터트롯 재팬’을 통해 일본 시장에 ‘트롯’ 장르를 새롭게 이식하는 공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가장 공격적인 확장이 이뤄지는 분야는 공연이다. 드림어스의 공연 사업 인수를 시작으로 650석 규모의 ‘엑스칼라’, 최대 8000석 규모의 ‘잠실팝시티’ 등 공연장 인프라(베뉴) 사업권을 확보했다. 안 대표는 “디지털 시대에도 오프라인 공연의 가치는 남을 것”이라며, 단순히 공연 기획에 그치지 않고 하드웨어(베뉴)와 소프트웨어(콘텐츠)를 동시에 장악해 매출 규모를 키우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안 대표의 경영 철학은 명확하다. “숫자로 경영하고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목표는 영업이익 2배 성장이다. 구체적으로는 드라마가 안정적 수익을, 공연이 매출 확대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가 수익 창출을 담당하는 세 축 체제를 설계하고 있다. 다각적인 투자도 이어갈 방침이다. 신생 아이돌 기획사 하울엔터테인먼트와 4인조 크로스오버그룹 포레스텔라가 소속된 연예 기획사 비트인터렉티브의 지분 투자가 그 예시다. 직접 아티스트를 키우기보다 유망 회사에 투자해 함께 성장하는 방식이다.

안석준 TEMG 대표. /심지원 기자

“삼성 음악사업부에서 시작해 CJ E&M, FNC엔터테인먼트를 거쳐 전 장르의 기반을 쌓았어요. 음악 전문가가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 거듭나게 됐죠.”

서울대 음대 기악과 졸업 후 뉴욕대에서 뮤직 테크놀로지를 전공한 안 대표의 커리어는 삼성 영상사업단 음악사업부에서 시작됐다. 그는 “음악을 잘 못해서 비즈니스로 갔다”고 농담처럼 말하지만, 음악과 비즈니스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전공 자체가 당시에는 드물었다.

워너뮤직코리아를 거쳐 CJ E&M에서는 직원 30명 규모의 음악 유통 회사를 수천억 매출의 종합 음악 사업체로 키워냈다. 이후 FNC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안 대표는 복권인쇄전문회사인 FNC애드컬쳐(현 SM라이프디자인그룹)를 드라마 회사로 전환시킨 뒤 ‘언니는 살아있다’를 히트시키며 해당 법인을 SM에 매각했고, 예능 제작사 인수를 통해 2019년부터 ‘1박 2일’과 ‘뭉쳐야 찬다’의 제작을 도맡았다. 음악·드라마·예능 전 장르를 직접 경험하고 성과를 낸 이력이 지금의 TEMG 설계도의 밑그림이 됐다.

MZ세대와 4050세대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시대, 콘텐츠 기획자로서 가장 어려운 지점은 무엇일까. 안 대표의 답은 예상 밖이었다. “콘텐츠의 핵심은 사실 항상 똑같다”는 것이었다. 그는 오히려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제작 방식의 변화와 플랫폼의 흐름을 주의 깊게 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에게 콘텐츠가 전달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지금은 콘텐츠 자체보다 기술과 유통의 변화를 더 유심히 봐야 할 시점”이라며, 그러면서도 결국에는 “핵심적이고 진정성 있는 부분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렌드를 쫓는 선점 경쟁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방식이라는 뜻이다.

K콘텐츠의 글로벌 지속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안 대표는 2000년대 초부터 받아온 질문이라며 웃었다. 그는 “그때보다 지금은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확신이 훨씬 강하다”고 했다. 글로벌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면서 그는 홍콩 영화의 사례를 꺼냈다. 아시아 전체를 석권했던 홍콩 영화는 지금도 그 감독과 배우들은 유명하지만, 산업 자체가 아시아를 대표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개별 아티스트는 앞으로도 계속 성공하겠지만,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자체의 기반이 얼마나 튼튼한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업계와 정부가 한마음으로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음악으로 시작해 드라마로 확장하고, 예능과 공연으로 외연을 넓혀온 안 대표의 활동 영역은 TEMG라는 한 지점에서 수렴한다. 그가 그리는 TEMG의 미래는 단순하지 않다. 드라마·음악·예능·공연이라는 전 장르를 하나의 그룹 안에 묶되, 몸집보다 속도를, 규모보다 질을 앞세우는 방식이다.

안 대표는 “음악, 드라마, 예능 등 전 장르를 직접 해봤고, (감사하게도)할 때마다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TEMG가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되는 회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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