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D-51] 미국행 장동혁과 흔들리는 당심

시사위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6·3 지방선거를 53일 앞둔 지난 11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했다. 장 대표는 “한국의 미래를 결코 외면할 수 없기에 나간다”며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강조했다. 김대식 당대표 특보단장 역시 “이번 방미의 핵심은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면 한미 관계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당초 2박 4일이었던 일정이 5박 7일로 연장되면서 당 안팎의 논란은 더 가중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취임한 이후 해외 출장 사례가 없었음을 강조하며 장 대표를 겨냥했다. 정 대표는 “취임 후 여러 나라 외교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정말 시간이 없었다. 장 대표가 부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 대표가) ‘후보의 짐’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날을 세웠다.

문제는 공천장 직인을 당대표가 찍어야 한다는 점이다. 최요한 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공천은 당이 공식적으로 후보를 인정하는 절차”라며 20대 총선 당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투쟁’ 사례를 언급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갈 만큼 당대표 직인이 중요한데 이번 장 대표의 미국행으로 국민의힘 후보들의 공천이 지연된다는 것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당대표 특보단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장동혁 대표 방미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김대식 국민의힘 당대표 특보단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장동혁 대표 방미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장 대표의 갑작스러운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또는 MAGA 진영 인사들과의 면담 가능성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계설까지 다양한 추측이 제기된다. 민주당 전수미 대변인은 이번 방미에 대한 당내 여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장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 대표의 경우 전국 후보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반면, 장 대표는 현장에서 불러주는 곳이 없다”며 “국민의힘 후보들의 유세 거부가 이번 방미 배경 중 하나 같다”고 설명했다. 

진보 야 4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기본소득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의 방미는 자당의 의원들조차 공감하지 못하는 행보”라며 “국내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도망치듯 간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피를 내세워 계엄을 일으킨 윤 전 대통령을 낳았던 정당에서 이를 찾기 위해 미국을 찾은 것은 ‘절윤’을 외치면서도 결국 해내지 못하는 국민의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임명희 대변인 역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가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어디에 있냐”며 “부정선거론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냐”고 반문했다. 

정치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의구심이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번 방미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 야당에서도 반응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국내에 머물러도 오라고 하는 데가 없다. 불러주는 데가 없어 미국에 간 것 같다”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분열된 MAGA 진영을 만나 부정선거를 호소하러 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처럼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장 대표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 여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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