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진이의 뒤를 지켜주고 싶었다.”
올 시즌 초반 키움 히어로즈 마운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우완 배동현(28)이다. 한일장신대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5라운드 42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 오랫동안 2군 밥을 먹었다. 2021년에 20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50을 찍은 뒤 더 이상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도 했지만, 한화 1군에서 기회가 없었다. 워낙 쟁쟁한 투수가 많고,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가 즐비하다. 배동현에게 키움은 기회의 땅이다. 지난해 가을 한화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진 게 터닝포인트였다. 키움은 2차 드래프트 3라운드로 배동현을 지명했다.
그런 배동현은 올 시즌 키움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해 당당히 맹활약한다. 4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1.65다. 케일럽 보쉴리(KT 위즈), 아담 올러(KIA 타이거즈)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이고, 평균자책점은 보쉴리(제로), 올러(1.00)에 이어 리그 3위이자 토종 1위다.
물론 시즌 초반이라 큰 의미는 없다. 풀타임 선발로테이션을 한번도 소화하지 못했던 선수, 장기레이스를 치르면 체력관리의 어려움, 상대 분석 및 대응의 어려움 등이 있다. 배동현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까지 달려온 배동현의 준비는 단연 인상적이다. 12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서는 955일만에 돌아온 안우진에 이어 2회초부터 구원 등판, 사실상 선발투수의 역할을 수행했다.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겼다.
포심 최고 148km, 평균 143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했다. 스피드와 구종은 크게 특별하지는 않다. 140km대 초~중반을 던지는 투수다. 대신 제구력이 확연히 개선됐다. 이날 78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를 53개나 넣었다.
일단 커맨드까지 가지 않더라도,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는 컨트롤이 돼야 선발투수로 살아남을 수 있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준다. 특히 39개를 구사한 포심 중에서, 27개를 스트라이크로 잡았다. 지난 겨울 기본에 충실한 운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배동현은 지난해 11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화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고 털어놨다. 이 팀에서 새출발하는 게 기회로 여겼다. 그러나 말뿐인 다짐을 하는 선수도 수두룩하다. 적어도 배동현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배동현은 “팀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기쁘다. (안)우진이가 1이닝을 던졌는데 좋아하는 동생의 뒤를 지켜주고 싶었다. 마침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등판해 팀의 승리를 위해 집중해서 투구한 것이 주효했다. 어쩌다 보니 팀의 연패를 계속 끊고 있는데 나로 인해 팀에 승리를 선사할 수 있어 기쁘고 다음에는 연승을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또한 배동편은 “개인 최다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 기쁘다. 6이닝째를 소화할 때 기록이 의식이 되긴 했는데 최대한 승부에 집중하며 던졌다. 선발투수로 경기를 준비할 때와 두번째 투수로 준비하는 게 차이가 있었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오늘은 우진이의 복귀전인 만큼 우진이의 뒤를 지켜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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