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AI ③] AI는 누구의 작품으로 돈을 버나…저작권 전쟁, ‘학습’에서 ‘분배’로

마이데일리

[편집자 주]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일상의 편의를 넘어 인간의 '판단' 영역까지 침투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한 불안과 부작용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1997년 발매된 라디오헤드의 3집 앨범 ‘OK Computer’가 포착했던 세기말적 혼란이 2026년 AI 시대에 다시 소환되는 이유다. 이에 마이데일리는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던 당시 인간이 느꼈던 불안과 혼란을 2026년 현재 AI 광풍 시대에 비춰보는 ‘OK AI’를 시작한다. 기술 진보 뒤에 숨은 변화와 균열, 이에 따른 우리가 마주한 질문 등을 짚어볼 예정이다.

AI 저작권을 주제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인공지능(AI) 저작권 논쟁이 단순한 법적 충돌을 넘어 ‘돈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학습 단계에서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쓰고, 결과물은 플랫폼이 수익화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다. 소송과 계약이 동시에 늘어나는 흐름은 결국 ‘누가 얼마를 가져갈 것인가’라는 문제로 수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AI 기업과 콘텐츠 산업 간 갈등은 ‘금지냐 허용이냐’를 넘어서 ‘대가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로 전환되고 있다. 일부는 법정으로 가고, 일부는 계약으로 풀리는 이중 구조가 형성된 상태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언론사 소송이다. 뉴욕타임스는 자사 기사 수백만 건이 AI 학습에 무단 활용됐다며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명확하다. AI 학습 자체가 ‘공정 이용’인지, 아니면 ‘저작권 침해’인지다.

이미지와 음악 분야도 상황은 같다. 게티이미지는 스태빌리티AI를 상대로 이미지 무단 학습을 문제 삼았고, 유니버설뮤직 등 주요 음반사는 AI 생성 음악이 기존 곡을 사실상 대체하거나 스타일을 모방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창작물 자체뿐 아니라 ‘스타일’까지 보호 대상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물론 갈등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돈을 주고 쓰는 흐름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오픈AI는 AP통신, 파이낸셜타임스, 악셀슈프링어 등 주요 언론사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 역시 일부 언론사와 AI 학습 및 노출에 대한 대가 지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AI 기업이 결국 콘텐츠를 ‘사오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글로벌 미디어 전문가는 “초기에는 공짜 데이터에 의존했지만, 법적 리스크와 신뢰 문제로 인해 비용을 지불하는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브리핑(요약 서비스). /네이버 캡처

문제는 이 구조 변화가 한국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은 AI 요약·검색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뉴스 콘텐츠 활용에 대한 명확한 보상 체계는 자리 잡지 못했다.

특히 AI가 기사 내용을 요약해 보여주는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언론사 트래픽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용자가 포털이나 AI 응답에서 정보를 소비하면 원문 기사로 이동하지 않는 ‘제로 클릭’ 현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AI 검색 도입 이후 일부 매체의 유입 트래픽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광고 기반 수익 구조를 가진 언론사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타격이다.

창작자 영역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한다. 일러스트레이터와 작가들은 AI가 기존 작품을 학습해 유사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면서 시장 가격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음악 업계 역시 AI 생성곡이 기존 창작물을 대체하는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핵심은 ‘보상 구조’다. 콘텐츠는 학습에 쓰이지만, 수익은 플랫폼에 집중되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산업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국내 저작권 전문가는 “창작자가 빠진 채 플랫폼만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며 “데이터 사용에 대한 정산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게티이미지뱅크

법과 제도는 아직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공정 이용 원칙을 기반으로 AI 학습을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개별 판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EU는 AI법을 통해 학습 데이터 공개와 투명성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저작권법과 별도로 AI 기본법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학습 데이터 활용과 보상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학습은 가능하지만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다.

AI 시대의 저작권은 단순한 보호 장치를 넘어 가치 배분 규칙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기술이 아니라 돈의 흐름이 이 논쟁의 결론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AI 산업이 지속되려면 콘텐츠 생산자와 플랫폼이 함께 수익을 나누는 구조가 필수”라며 “결국 답은 기술이 아니라 계약과 분배 모델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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