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중동발 나프타 수급 차질이 식품 포장재 공급망을 위협하는 가운데, 재고가 바닥나는 5~6월 ‘생산 차질’로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되는 기초 소재로, 라면 봉지, 과자 포장, 페트병 등 식품 포장재의 핵심 원료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유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나프타 가격은 급등했고 이로 인한 공급 지연이 현실화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아직 ‘버티는 단계’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재고 소진 속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약 한 달에서 한 달 반 분량의 재고를 보유한 상황”이라며 “현재 생산 공정은 정상 가동 중이나, 현재 국제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 공급 자체가 막히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급 지연의 구조적 특성이다. 중동에서 출발한 원유가 국내에 도착하기까지 통상 한 달 이상이 걸리고, 이후 정제·가공을 거쳐 나프타로 생산된 뒤 다시 필름 등 포장재로 만들어지기까지 추가 시간이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원유가 출발해도 실제 생산에 투입되려면 6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재고가 소진되는 5월을 넘기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종이 포장재 대체’ 방안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식품 포장재는 단순 포장이 아니라 습기·빛 차단 등 보존 기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이로는 식품의 유통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설비 전환에도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장 대체 가능한 해법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종이 포장으로 전환하려면 소재와 공정이 완전히 달라져 품질 테스트와 설비 변경이 필수”라며 “단기간 내 적용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동발 쇼크는 나프타뿐 아니라 팜유, 물류비, 환율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식품업계의 원가 압박은 전방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환율 상승이 원자재 수입 가격을 끌어올리고, 운송비까지 연쇄적으로 상승시키고 있어서다.
상황이 긴박해지자 한국식품산업협회 등 13개 단체는 9일 정부에 공동건의서를 제출하고 △식품 포장재 원료 우선 공급 △원가 부담 완화 정책 지원 △통관 절차 신속화 등을 강력히 요청했다.
정부 역시 나프타 수출을 제한하는 등 국내 공급 확보에 나섰지만, 전쟁 장기화 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나프타는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만큼 개별 기업이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만 조금 더 원료 확보를 하기 위해 공급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는 중동 정세가 안정돼야 해결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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