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HDC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용산민자역사 거래를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공정위는 HDC가 계열사 HDC아이파크몰에 임대차 거래를 가장한 방식으로 '장기간 자금을 지원했다'라고 판단, 시정명령과 함께 171억3000만원 상당 과징금을 부과하고 HDC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HDC는 이와 관련해 "당시 조치가 계열사 지원이 아닌, 대규모 공실과 상가 수분양자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이었다"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법적 절차를 예고했다.
사안 출발점은 용산민자역사 초기 운영난이다.
지난 2004년 운영을 시작한 아이파크몰은 상권 미형성 및 임대매장 중심 구조 한계로 인해 2005년 9월 기준 입점률이 68%에 그쳤다. 이에 따라 2005년 기준 △영업손실 61억원 △당기순손실 215억원 △임관리비 등 미수금 404억원 △미지급 공사대금 962억원 등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이후 사업 구조를 직영매장 형태로 바꾸기 위한 자금 수요가 360억원 규모로 불어났지만, 자체 조달은 쉽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 판단의 출발선이다.
공정위는 HDC가 2006년 3월 일부 매장을 360억원에 임차하는 계약을 맺고, 동시에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체결한 구조를 문제 삼았다. 형식은 임대차와 위임계약이지만, 실질은 자금 대여에 가깝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이파크몰이 2006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HDC에 지급한 사용수익은 연평균 1억500만원 수준이다. 이자율로 환산시 연 0.3% 수준이다. 2020년 7월 이후에는 계약이 자금대여 약정으로 전환됐지만, 대여금리도 연 2.55%에 그치면서 시장 조달금리보다 낮았다는 지적이다.
전체적으로 아이파크몰이 17년 이상 333억~360억원 상당 자금을 이용하면서 지급한 이자는 47억원에 불과해 정상 금리 기준 458억원 상당 이자비용을 절감했다는 게 공정위 측 판단이다.
HDC는 이런 공정위 판단에 반발했다.
용산민자역사는 개점 초기 대규모 공실로 폐점 위기를 겪었으며, 이 때문에 상가 수분양자들이 관리비 면제와 상가 위탁경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HDC 역시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 체결을 강하게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HDC 관계자는 "이를 우회적 자금대여로 보는 건 사실과 다르다"라며 "상생과 상권 활성화, 소상공인 보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치였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사업시행자' 코레일과의 협약상 상업시설 운영 책임도 부담하고 있으며, 3000여명에 이르는 수분양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는 게 HDC 측 주장이다.
결국 이번 분쟁 핵심은 거래 실질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모인다.
공정위는 우량 계열사가 부실 계열사를 장기간 저리로 떠받친 전형적 부당지원으로 보고 있다. 반면 HDC는 사업 정상화와 이해관계자 보호라는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한 경영 판단'으로 주장하고 있다. 향후 법정에서는 △거래 구조 시장성 △당시 조건 불가피성 △경쟁 제한 효과 등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안은 2000년대 중반 용산민자역사 초기 운영 위기를 둘러싼 의사 결정이 2026년 공정거래 규제 잣대 위에 재차 거론된 사례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당시 HDC 위기 대응이 사후 계열사 지원으로 재해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형상 정상 거래 구조'도 실질에 따라 제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이번 법원 판단은 개별 기업 위법성 판단을 넘어 향후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및 위기 대응 논리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지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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