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브랜드 ‘크러시(KRUSH)’를 ‘클라우드 크러시(Kloud KRUSH)’로 개편했다. 크러시 출시 전 주력 브랜드였던 ‘클라우드(Kloud)’를 전면에 내세워 시장 부진을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음료는 8일 기존 크러시 맥주를 리뉴얼해 ‘클라우드 크러시’ 브랜드로 새로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브랜드를 개편하면서 클라우드가 크러시보다 상품 전면에 드러나는 디자인으로 로고가 바뀌었다.
제품에도 변화가 생겼다. 알코올 도수는 4도로 기존 크러시보다 0.5도 낮췄다. 열량도 100ml 당 25kcal(칼로리)로 기존 대비 30% 이상 줄였다. 또 고발효 공법으로 당을 줄였다. 이는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 롯데칠성, ‘클라우드 크러시’로 맥주 브랜드 개편
이번 브랜드 개편은 ‘클라우드’가 크러시를 대신해 전면에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해 롯데칠성 측은 “클라우드와 크러시의 브랜드 관계성을 강조하고, 브랜드명을 통해 기존 클라우드 맥주의 맛을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는 정통 프리미엄 맥주를 표방했다. 맥아(malt), 홉, 물 외에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은 올몰트(All-Malt) 맥주로, 맥주 발효 원액에 물을 타지 않아 더욱 진하고 묵직한 맛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당시 매니아층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다만 클라우드는 진하고 깊은 맛 때문에 소주와 섞어먹는 것보다 맥주 단독으로 마시는 게 더욱 적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2023년 11월 출시된 ‘크러시(Krush)’는 올몰트지만 가볍고 상쾌한 맛으로 ‘소맥용 라거’를 표방한 제품이다. 제품명은 기존의 주력 브랜드였던 클라우드(Kloud)의 K와 ‘반하다’ ‘부수다’는 뜻의 영단어 crush(크러시)를 합친 것이다. 롯데칠성은 최근 몇년간 유통·마케팅 자원을 크러시에 집중되면서 점유율 확대에 나섰지만 성과는 기대를 밑돌었다.
◇ 외면받은 크러시… ‘클라우드’가 날개 될까
업계는 롯데칠성이 크러시의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클라우드라는 이름을 앞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 2년째인 크러시가 여전히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크러시는 주점 등 유흥용 판매를 노리고 출시됐지만, 현재 주류판매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Z세대를 겨냥해 상쾌함을 극대화했던 것이 ‘밍밍하다’는 혹평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이트진로가 크러시보다 6개월 앞서 출시한 켈리(Kelly)는 크러시가 지향한 ‘올몰트지만 상쾌하고 가벼운 맥주’라는 시장 포지션을 선점했다. 켈리는 테라보다 빨리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크러시의 부진은 가속화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매출도 타격을 받았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맥주 사업 매출은 571억7,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3.8% 감소했다.
주류 카테고리 매출에서 청주와 2~3위를 다투던 맥주는 이제 와인에 밀려 주류 부문 4위로 추락했다. 이와 함께 롯데칠성의 주류 매출 비중도 △2023년 26.0% △2024년 21.2% △2025년 20.0%으로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롯데칠성은 사회적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는 걸 고려해, 이번 브랜드 개편에서는 ‘저열량’ ‘저도수’ ‘제로슈거’를 강조해 Z세대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이 크러시의 부진을 딛고, ‘클라우드 크러시’로 맥주 시장에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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