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새마을금고가 사실상 ‘대출 없이 버텨야 하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늘린 가계대출로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2028년 흑자 전환을 공언하며 ‘비전 2030’을 선포했지만 출발부터 제동이 걸린 셈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최근 ‘비전 2030’을 통해 △건전성 강화 △협동조합성 회복 △지역문제 해결을 3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부실 정리 속도를 높이고 2년 내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하지만 경영 여건은 녹록지 않다. 새마을금고는 2024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손실은 1조2658억원으로 전년(1조7423억원)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1조원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현재 경영 환경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체질 개선을 통해 장기적 안정 기반을 마련하고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연체율 8%→5%’…부실 정리 효과

지표만 보면 개선 흐름은 분명하다. 2025년 말 기준 연체율은 5.08%로 전년 말(6.81%) 대비 1.73%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8.37%)와 비교하면 3.29%포인트 급락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를 정상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82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8000억원 늘며 상호금융권 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연체율 하락이 부실 채권 정리보다는 가계 대출 규모를 키워 분모를 늘린 ‘착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가계대출 연체율은 1.78%로 전년보다 0.02%포인트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7.0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 하락은 MG자산관리회사(AMCO), PF 재구조화 펀드, 자산유동화 등을 통한 부실채권 정리 영향도 컸다. MG AMCO는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새마을금고가 지난해 설립한 100% 출자 자회사다.
결국 지난해는 영업 확대보다는 ‘부실 털어내기’에 가까운 해였다. 부동산 PF 중심의 공격적 대출이 연체율 급등으로 이어졌고, 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표가 개선된 것이다.
◇ ‘목표 430% 초과’…대출 사실상 차단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늘었다는 점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1조2000억원)를 크게 웃도는 5조3000억원을 늘리며 목표 대비 430.6%를 초과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순증 한도를 사실상 ‘0’으로 묶는 강도 높은 페널티를 부여했다. 신규 대출을 취급하려면 기존 대출 상환이 전제되는 구조다. 특정 금융기관에 대해 순증을 허용하지 않는 조치는 이례적이다.
전체 금융권 역시 규제가 강화됐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는 1.5%로, GDP 성장률 전망치(약 4.9%)의 3분의 1 수준이다. 초과분에 대해 100~110%를 차감하는 페널티도 적용된다.
내년부터는 총대출 대비 PF 대출 20% 한도가 신설되고, 부동산·건설업·PF 대출 합산 비중도 50% 이내로 제한된다. 결국 새마을금고는 올해 ‘대출 없이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에 들어섰다.

◇ 검사 확대…사실상 관리체제 전환
감독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새마을금고는 법적으로 행정안전부 소관이지만, 최근에는 금융당국과의 공동 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새마을금고가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한 이후 관리 강도가 빠르게 높아졌다.
현재는 행안부와 금융당국이 참여하는 특별관리 TF 체제 아래 운영 중이다. 정부 합동검사 대상은 지난해 32개 금고에서 올해 57개로 확대됐다. 상반기에만 35곳이 검사 대상이다.
검사 범위도 넓어졌다. 부실대출과 내부통제, 가계대출 취급 실태까지 전면 점검하며, 고의나 중과실이 확인될 경우 손실 여부와 관계없이 징계가 가능하다.
◇ ‘대출 없는 경영’…수익구조 재편 시험대
이 같은 환경에서 새마을금고가 내놓은 해법은 ‘수익구조 재편’이다. 우량 기업대출을 선별적으로 취급해 여신을 제한적으로 유지하고, 연체 감소에 따른 대손비용 절감으로 손익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고금리 수신을 줄여 이자비용을 낮추고, 운영비 절감과 비이자수익 확대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예대마진 중심 사업 구조상 가계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수익 회복 속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 ‘비전 2030’에서 제시한 서민금융 확대와 당국의 대출 규제 간 충돌도 변수다. 중앙회는 중저신용자·소상공인 중심으로 대출 구조를 재편하고,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 연계를 통해 손실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당국은 서민금융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일부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정책 방향에 맞춰 여신 전략을 조정할 방침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목표는 위기 극복과 금고 정상화를 통한 국민 신뢰 회복”이라며 “건전성 강화와 손익 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소상공인과 저신용자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포용금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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