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장충 김희수 기자] 결국 안혜진이 해냈다.
GS칼텍스가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3-1(25-15, 19-25, 25-20, 25-20)로 꺾고 시리즈 3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트레블을 차지한 2020-2021시즌 이후 5년 만에 다시 왕좌에 올랐다.
물론 GS칼텍스의 우승을 이끈 선봉장은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였다. 봄배구 전 경기에서 30득점을 돌파하며 압도적인 위용을 뽐냈다. 파이널 MVP 역시 단연 실바의 몫이었다.
그러나 실바 못지않게 GS칼텍스의 정상 등극에 큰 공을 세운 선수가 있었다. 바로 안혜진이다. 5년 전 트레블을 이끈 세터이기도 했던 안혜진은 시리즈 내내 한국도로공사 이윤정-김다은을 상대로 압도적인 세터 차이를 냈다. 우선 기본에 충실한 경기 운영이 좋았다. 상대 세터 전위일 때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에이스 실바를 최대한으로 살리는 볼 컨트롤도 선보였다.

노련미에서도 차이가 컸다. 이윤정과 김다은이 자신들의 포석이 풀리지 않을 때 실수를 연발한 반면, 안혜진은 상대의 추격이 거셀 때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자신의 배구를 해나갔다. 반격 상황에서는 빠른 판단을 내렸고, 사이드 아웃 상황에서는 차분하게 선택지를 골랐다.
이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세트가 3차전 1세트였다. 이윤정과 김다은이 각종 볼 컨트롤 미스와 애매한 선택으로 자멸하는 사이 안혜진이 할 수 있는 모든 플레이를 선보이며 완벽하게 갭을 만들었다. 이에 따른 점수 차는 무려 10점 차였다.
안혜진은 그간 수많은 풍파를 겪어 왔다. 유독 부상의 악령이 안혜진을 오랫동안 괴롭혔다. 김지원과의 주전 경쟁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다. 안혜진 스스로 “배구를 그만할까도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그러나 안혜진은 그 시간들을 우직하게 버텼다. 포기하지 않고 코트로 돌아왔고, 가장 중요한 순간 자신의 경험과 기량을 유감없이 활용했다. 결국 그 모든 역경을 깨치고 나가 끝내 이겼다. 그렇게 GS칼텍스의 민트빛 상록수로 우뚝 섰다. 4년 전 트레블을 이끌었던 세터는 시간이 흘러 팀의 역대급 봄배구 업셋 우승을 이끈 세터로 진화했다.
GS칼텍스의 팬들에게 안혜진이라는 존재는 원래도 특별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트레블 세터였다. 그리고 이제 안혜진은 그들에게 더더욱 특별한 존재가 됐다. No.7 안혜진은 이제 명실상부 GS칼텍스의 레전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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