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산재 지식] 산재법 목적론, 소음성 난청 시행령 개정에 대한 고찰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최근 제조, 건설현장 등 시끄러운 근무 환경에 노출된 근로자들의 소음성 난청 청구사건이 몇 년 사이 급증했다. 이를 정부가 문턱을 낮춘 영향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노인성 난청도 소음 작업력이 있다면 지급하는 것이 문제라는 이도 있다.

이번 칼럼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법')의 목적론적 해석의 관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소음성 난청 신규 승인은 2025년 기준 7500여건으로 2024년 대비 15.7% 증가했다. 5년 전인 2020년의 2.7배 수준으로 지급된 산재 급여는 같은 기간 2.8배 급증하면서 연간 3,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얽힌 역사가 있다. 먼저, 소음성 난청의 소멸시효에 관한 문제인데, 2014년 9월4일 이전에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은 소음성 난청의 치유 시기를 "소음작업장을 떠난 날"로 판단했다. 즉, 소음사업장을 떠난 날부터 소멸시효를 기산했다. 그러나 대법원 2014두7374 판결로 소음성 난청의 치유 시기가 "진단일"로 변경돼 소멸시효가 기산되기 시작한다.

판례의 취지는 산재법상 치유가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산재법 제5조 제4호)이다. 

'직업성 난청치유의 시기는 해당 근로자가 더 이상 직업상 난청이 유발될 수 있는 장소에서 업무를 하지 않게 되었을 때'로, 법령의 위임 없이 법규성이 있는 법령에 규정된 '치유' 시기와 다른 치유 시기를 규정하는 것은 장해급여청구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이다.

그 결과, 2016년 3월28일 공단은 지침에서 '직업성 난청의 치유 시기는 소음사업장을 떠난 날로 한다.'는 문구를 삭제한다.

이후, 최근 문제되고 있는 노인성 난청 등과 관련해 공단은 고령자에 대한 연령보정을 적용한 적이 있으나, 법원은 근로자 보호라는 산재법 취지에 반한다고 판단해 지속적으로 행정소송에서 공단 패소 판결을 내린바 있다.

그런데 최근 장해보상의 과다지급 가능성이라는 이유로 다시금 연령보정을 적용하려고 한다. 다른 점은 과거에는 단순히 공단의 지침 사안이었으나 이번에는 산재법 시행령의 개정을 통해 입법화 하려는 것이다.

과거 연령보정에 대한 공단이 패소한 판결의 요지를 살펴보면,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직업적 소음 노출력이 있는 원고의 청력 수치와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의 난청에 직업적 소음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소음에 노출되지 않음과 동시에 난청 또한 발병하지 않은 70세 이상 일반인의 자연적인 청력손실 정도와 비교, 소음 기여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판결 이유에는 연령 보정을 할 법적 근거가 없었으며, 직업적 노출과 자연경과적 악화가 혼재된 경우 어느 것의 기여도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고, 사람마다 소음 노출 강도와 기간·감수성·노화의 진행시기가 달라 이를 일반화해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최근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는 연령 보정의 법적 근거로 활용할 산재법 시행령 입법 예고가 문제되는 것은 시행령이 국회가 입법한 법률에 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체계상 상위법 우선의 원칙에 의해 시행령보다 법이 우선하기 때문인데, 최근 예고되고 있는 산재법 시행령의 개정은 산재법의 목적과 취지에 정면으로 반대된다.

산재법상 업무상 질병은 업무와 관련 없는 기존 질병이라고 하더라도 업무로 인해 자연경과적 이상의 악화가 있다면 그 전체를 보상하고 있다. 산재법 제1조 목적으로 정한 "근로자 보호"를 이루기 위해서다. 산재법이 정한 목적에 의해 산재법은 공적보험으로서 무과실책임주의며, 과실상계 이론을 적용하지 않는다.

단순히 보험급여의 과다지급의 가능성, 보험 재정의 문제로 인해 산재법의 목적에 반하는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은 사법부가 판단한 산재법의 목적과 취지, 입법부가 정한 산재법의 목적과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소음성 난청의 발병을 줄이기 위해 산업안전을 강화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으나, 이미 소음노출로 인해 업무상 재해가 발생한 근로자가 법이 정한 보험급여를 받는 것을 축소시키는 것이 과연 산재 근로자를 위한 산재법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종국 노무법인 산재 수원 대표노무사
- 경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질병판정위원
- 한국목수협회 자문노무사
- 대한진폐재해자보호협회 자문노무사
- 광산진폐권익연대 자문노무사
- 한국요양보호협회 자문노무사
-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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