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키움 히어로즈에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 무명에 가까웠던 배동현이 '난세 영웅'이 됐다. 배동현은 류현진(한화 이글스)와의 인연을 전했다.
배동현은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뒀다.
기적이다. 지난 2021년 5월 29일 SSG 랜더스전 이후 1767일 만에 선발로 등판했다. 그리고 2021년 10월 5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1639일 만에 승리를 챙겼다. 통산 2승이자 생애 첫 선발승이다. 또한 키움 유니폼을 입고 첫 승이기도 하다.
1998년생 배동현은 판곡초(양평리틀)-언북중-경기고-한일장신대를 졸업하고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1군에 데뷔해 20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이후 1군 기록이 없다. 2021시즌을 마친 뒤 상무에 입단했다. 전역한 뒤에도 2군에서 뛰었을 뿐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 2026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다.

시즌 첫 등판을 망쳤다. 공교롭게도 '친정' 한화전이다. 28일 시즌 개막전 대전 경기에서 팀이 7-4로 앞선 8회 2사 1, 2루 마운드에 올랐다. 여기서 심우준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오재원에게 다시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박정훈이 후속 타자를 막아 추가 실점은 간신히 면했다. 그렇게 키움은 연장 승부 끝에 9-10으로 패했다.
위기에서 키움을 구했다. 이날 전까지 키움은 개막 3연패에 몰려 있었다. 배동현의 어깨가 무거웠다. 하필 상대는 이날 전까지 전승(3승)을 달리던 SSG다. 수많은 압박 속에서 배동현이 해냈다.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1회 2사 이후 최정에게 안타,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1, 2루에서 고명준을 3루수 땅볼로 잡았다. 3회는 선두타자 박성한에게 2루타를 맞았다.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우익수 파울 뜬공으로 1사 3루가 됐다. 배동현은 최정을 침착하게 1루수 내야 뜬공으로 잡았고, 김재환을 포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4회도 선두타자 고명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솎아 냈다.
배동현의 활약 속에 키움은 11-2로 승리했다. 시즌 첫 승이다. 또한 설종진 감독이 정식 취임한 뒤 첫 승리다. 키움 선수단은 배동현에게 첫 승 축하 세리머니로 물벼락을 선사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배동현은 "승리를 해서 좋긴 하지만 팀 연패를 제가 끊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걸 제일 중점으로 뒀다"고 소감을 전했다.
첫 등판 결과가 좋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을 터. 배동현은 "맞다. 한화에 패를 당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다. 솔직히 제 공 하나 때문에 팀이 어렵게 갔다"며 "오늘은 다행히 그것을 무마시킨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2021년 이후 5년 만에 1군에서 기회를 받게 됐다. 배동현은 "5년 만에 1군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5년 동안 저에 대한 의심이 오늘 경기로 인해서 확신으로 바뀔 수 있던 경기였다. 나름대로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1군에 올라가기 위해 5년 동안 준비했다. 준비했던 시간 동안 계속 성장을 위해서 달려왔다"고 했다.

한화전 등판에 대해 묻자 "저 자신에게 화가 너무 많이 났다. 5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는데 안일한 공 하나에 저희 팀 승리가 날아갔다"며 "다른 팀 상대로 잘하려는 마음가짐을 강하게 먹었다"고 답했다.
이 기쁨을 누구에게 전하고 싶을까. 배동현은 "일단 부모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될 것 같다. 그다음 한화에 있던 이태양 선수, (엄)상백이 형, (김)범수 형, (이)민우 형들이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제가 성장하기에 큰 영향을 준 형들이다. 단톡방이 있어서 시끄러울 텐데 감사 인사를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다음 한화를 만나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터. 배동현은 "칼을 갈고 있다. (류)현진 선배님이 한 번 만나고 하시더라. (류)현진 선배님이 잘 챙겨주셨는데, '선발로 한 번 만나보자'라고 말씀해 주셨다. 꿈만 같지만 제가 잘 던진다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류현진도 이날 대전 KT 위즈전 등판해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로테이션이 맞아떨어졌다. 선배를 만나는 것도 꿈은 아니다. 가장 빠른 맞대결은 5월 12~14일 고척 3연전이다.

한화전 등판은 계획되어 있었냐는 질문에 "예고되어 있었다. 원래 선발이 김윤하 선수였는데, 다치면서 제가 4선발로 들어갔다. 원래 4선발이었다면 고양에서 던지고 왔어야 했다. 텀이 길어서 감독님이 원아웃 막으라고 믿고 내보내 주셨다. 제가 그 원아웃을 못 잡은 거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을까. 배동현은 "궁극적인 목표는 1군 풀타임이다. 보직은 어딜 가든 상관없다. 제가 맡은 역할에서 제대로 하려고 한다"며 "공격적인 투수, 스트라이크를 많이 공략하는 투수로 남고 싶다. 도망가는 것보다 맞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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