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기준 20대 취업자는 16만3000명 감소했고, 청년 실업률은 7.7%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20대 후반 취업자는 234만6000명으로 9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수치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니라 청년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구조적 신호로 읽힌다. 그럼에도 사회는 여전히 묻는다. 왜 청년은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가.
최근 청년층에서 확산되는 '200따리'라는 표현은 이 질문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준다. 월 200만원 수준의 임금으로는 자산 형성은 물론 독립적인 삶조차 유지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집약된 언어이기 때문이다. 노동이 더 이상 미래를 설명하지 못하는 순간, 노동은 성장의 경로가 아니라 생존의 수단으로 재정의된다. 이 변화는 실제 행동에서도 확인된다. 주식, ETF, 조각투자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 투자가 20·3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기존의 소비 대상이 투자 대상으로 전환되는 흐름 역시 뚜렷해지고 있다. 노동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려는 시도가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또 하나의 흐름이다. 중국에서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랍스터 키우기'와 같은 실험이 확산되고 있다. 개인이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일을 만들고, 기존의 노동 구조를 넘어서는 시도가 시장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노동을 대체하거나 확장하는 새로운 도전 방식의 등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 두 현상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식된다. '200따리'는 강하게 공감되지만, '랍스터 키우기'와 같은 도전은 관심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이는 청년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현재 한국 청년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도전이 아니라 생존이다. 취업과 동시에 부채를 떠안는 구조, 안정적인 소득이 없으면 일상 유지 자체가 어려운 환경, 그리고 한 번의 실패가 경력 단절로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시도는 선택이 아니라 위험이 된다. 도전을 고민하기 이전에 현재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인식의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200따리'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자리 잡고, '랍스터 키우기'와 같은 도전은 사치로 밀려난다. 결국 청년은 도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을 고려할 수 없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태도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허용하는 선택의 범위가 제한된 결과다.
문제는 이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나타나는 사회적 결과다. 도전이 줄어드는 사회는 혁신이 줄어드는 사회이며,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는 대부분 개인의 실험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세대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청년의 인식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과 도전이 동시에 가능하도록 만드는 환경의 재설계다. 노동을 통해 자산 형성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회복하는 것과 함께, 실패 이후에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은 도전하지 않는 세대가 아니다. 다만 도전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는 구조 속에 놓여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왜 청년은 도전하지 않는가가 아니라, 왜 청년이 도전을 생각할 수 없는 사회가 되었는가다.

이윤선 인력경영학자/원광대 미래인재개발처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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