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진행된 국방 협력 방안 토론회에서 유럽의 전력 공백과 공급망 문제를 한국 방산이 보완하는 방식의 한-프랑스 협력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제기됐다. 특히 프랑스 차기 다련장 공백을 한국형 다련장으로 메우고, 소형무장헬기(LAH) 사업의 핵심 변수인 엔진 공급망을 양국 협력으로 안정화해야 한다는 구체적 실행 방안이 나왔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방위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일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에서 ‘글로벌 안보 위기 극복을 위한 한-EU 국방 협력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병주·김영배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주관했다. 사회는 김신헌 한국방위산업진흥회 관계자가 맡았으며, 정책 전문가와 정부·군·산업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영배 의원은 불참했다.
김병주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마크롱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양국 방산 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글로벌 안보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이번 토론회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으로 방산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조발제는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과 김세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맡았다.
오태현 연구원은 NATO 상호운용성(STANAG)과 EU의 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 규정을 중심으로 유럽 방산 시장 진입 시 직면하는 제도적 장벽과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특히 NATO 표준 미충족 시 연합작전 참여와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기술·제도 동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세진 변호사는 한-EU 방산 협력의 핵심을 ‘규제 구조 이해’에서 ‘설계 원리 적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유럽 방산 시장 진입을 위해 △EU 차원 △회원국 차원 △개별 계약 조건 등 3개 층위의 구조를 동시에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수출통제·조달규정·투자규정 등 법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만큼, 이를 단순 규제로 볼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설계해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프랑스는 규제 구조가 복잡하지만 이를 이해할 경우 유럽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규헌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이 한-프랑스 방산 협력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정 본부장은 먼저 지상 분야에서 프랑스의 차기 다련장 사업(FLP-T)과 관련한 협력 가능성을 강조했다. 프랑스는 현재 운용 중인 다련장(M270 LRU)이 2027년부터 도태될 예정이지만, 자체 개발 중인 차기 체계는 2030년 이후에야 전력화가 가능해 ‘전력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한국은 천무 등 이미 유럽 시장에서 검증된 다련장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즉각적인 협력이 가능한 파트너”라며 “프랑스의 전략적 자율성과 탄약 주권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연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항공 분야에서는 소형무장헬기(LAH) 사업을 핵심 협력 사례로 제시했다. LAH는 노후 코브라 헬기 대체를 위해 추진 중인 사업으로, 적기 전력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엔진 공급을 담당하는 프랑스 기업과의 협력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 본부장은 “엔진 공급망 안정이 LAH 사업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프랑스 방사청과 관련 기업이 한국향 부품 공급을 우선순위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정치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부품 조달을 넘어 양국 항공 산업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결론적으로 “양국이 직면한 전력 공백과 공급망 문제를 상호 보완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이를 계기로 한-프랑스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의회의 초당적 관심과 협력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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