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금융당국이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무주택자의 매수 진입은 열어주는 방식으로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전면 재정비했다. 대출 총량까지 함께 조이면서 시장 유동성을 구조적으로 통제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단순한 대출 억제를 넘어 보유·거래·총량을 동시에 건드리는 입체적 규제라는 점에서 이전과 결이 다르다.
◇ “버티기 차단”…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원칙적 불허
핵심은 다주택자에 대한 상환 압박이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해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만기가 도래한 차주는 기존처럼 대출을 연장해 보유를 이어가기 어려워졌다. 사실상 주택 매각을 통해 대출을 상환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다만 임차인이 거주 중인 경우 등 즉각적인 매도가 어려운 상황은 예외로 인정된다. 이 경우 기존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한시적으로 만기연장이 가능하다. 세입자 보호와 시장 충격 완화를 동시에 고려한 조치다.
◇ 무주택자엔 ‘갭투자’ 한시 허용…실거주 의무 유예
수요 측면에서는 규제가 완화된다. 임대사업자 등이 내놓은 매물을 무주택자가 매입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실거주 의무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허가를 신청하고 일정 기간 내 취득하면 기존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하지 않아도 된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촉진하고, 무주택자의 매수로 거래를 이어붙이겠다는 구상이다.
◇ 가계대출 증가율 1.5%로 묶는다…전방위 유동성 관리
대출 총량 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1.5%로 설정됐다. 지난해 증가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융권 전반의 대출 여력이 더 줄어들게 된다.
특히 일부 업권에는 사실상 신규 확대를 제한하는 수준의 관리가 적용된다. 전년도 목표를 크게 초과한 기관은 회수 범위 내에서만 신규 대출이 허용된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별도 관리 기준도 신설된다. 금융회사별 취급 규모를 일정 범위 내로 제한해 대출 증가 속도를 보다 정밀하게 통제하겠다는 취지다.
◇ 대출 ‘용도 위반’ 최대 10년 제한…규제 사각지대 차단
대출 규제의 빈틈도 좁힌다. 사업자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매입하는 등 용도 외 사용이 적발될 경우 제재 수위가 대폭 강화된다.
기존에는 사업자대출에 한해 최대 5년간 신규대출이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가계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로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 제재 기간도 최대 10년으로 늘어난다.
이번 대책은 ‘다주택자는 팔게 만들고, 무주택자는 사게 만든다’는 구조가 핵심이다. 다만 대출 총량까지 동시에 묶이면서 시장 전반의 유동성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매물 증가와 거래 회복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융 접근성이 낮아지며 주택시장 전반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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