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유가·환율 상승…흔들리는 항공사 수익 구조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국제 유가를 다시 끌어올리면서 항공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사 비용 구조의 핵심 변수인 연료비가 상승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업계는 '유가·환율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곧바로 항공 산업 전반의 비용부담으로 이어진다. 항공유는 항공사 운영비 가운데 20~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여기에 환율 변수까지 겹친다. 항공유는 대부분 달러로 결제된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면 같은 양의 연료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다. 업계가 이 상황을 항공 산업에서 가장 부담이 큰 조합으로 보는 이유다.

최근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도 연료비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중동 분쟁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항공유 가격이 전쟁 이전보다 크게 상승했고, 아시아·오세아니아 시장에서도 한 달 사이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상승이 항공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 변동 수준을 넘어선다. 항공사는 항공기를 띄울수록 연료를 소비하는 구조다. 유가가 오르면 운항 비용이 곧바로 증가한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더해지면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보험료 등 달러 기반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결국 항공사 입장에서는 연료비·환율·운항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는 구조적 압박이 형성된다.


항공업계에서 유가는 가장 민감한 경영 변수다. 국제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항공사 수익성이 빠르게 흔들린다. 업계에서는 통상 배럴당 100달러 선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본다.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이 수준을 넘어서는 흐름을 보이면서 글로벌 항공사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항공사는 항공권 가격 인상과 유류할증료 조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축소도 진행하고 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요금을 올리면 수요가 줄어들 수 있고, 요금을 유지하면 수익성이 악화된다. 업계에서 현재 상황을 단순한 비용 상승이 아니라 '항공 산업 수익 구조를 시험하는 국면'으로 보는 이유다.

국내 항공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는 장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 만큼 연료비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장거리 노선은 연료 소비량이 많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대형 항공사는 화물 사업과 장거리 노선 수익 구조를 통해 일정 부분 비용 상승을 흡수할 여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는 상황이 더 민감하다. LCC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요를 확보하는 구조다. 항공권 가격 인상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연료비 상승을 운임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유가 상승 국면에서는 LCC의 수익성이 더 빠르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국내 항공사들도 비용 관리 중심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항공사는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횟수를 줄이거나 노선 재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선 일부 노선에서는 운항 축소나 비운항 결정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비용 구조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항공 산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항공기 도입 비용과 리스료, 인건비, 정비비는 단기간에 줄이기 어렵다. 유가 상승 국면에서 조정 가능한 요소는 결국 노선 운영과 공급 규모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줄이고 탑승률이 높은 노선 중심으로 운항을 재편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대응 수단은 유류할증료다. 항공사는 유가 변동에 맞춰 항공권 가격과 별도로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연료비 상승이 이어질 경우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글로벌 분석에서는 유가 상승이 항공권 가격을 1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가 특히 긴장하는 이유는 시점이다. 여름 휴가철은 항공사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성수기다. 여행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지만 연료비가 급등한 상황에서는 성수기 운항 확대가 반드시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항공편을 늘릴수록 연료비 부담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일부 항공사가 성수기를 앞두고도 공급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유가와 환율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항공사 간 실적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재무 구조가 안정적인 대형 항공사는 대응 여력이 있지만 자금 여력이 제한적인 항공사는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 회복과 함께 실적 반등 흐름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유가 급등은 회복 국면에 들어선 항공 산업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 산업은 유가와 환율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업 중 하나다"라며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비용 관리 중심 경영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변수는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항공업계의 수익 구조와 경쟁 구도를 다시 시험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던 글로벌 항공 산업이 다시 한 번 유가라는 변수 앞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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