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윤영號 출범…정통성 복원 힘쓴다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박윤영호(號)가 정식 출범했다. 30년 넘게 KT에서 근무한 '정통 KT맨'이 수장에 오르면서 조직 정비와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 김영섭 대표와 박 후보 간 인사 협의가 미뤄져 예년보다 3~4개월 가까이 조직 정비가 늦어진 상황이다.


◆조직 쇄신해 정통성 복원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윤영 대표를 공식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9년 3월까지다.

박 대표는 1962년생으로 KT 전신인 한국통신에 1992년 입사한 이래 30년 넘게 KT에서 근무한 정통 KT맨이다. KT에서 미래사업개발, 글로벌사업, 기업사업부문 사장 등을 거친 기업간거래(B2B) 분야 전문가로 평가된다. 지난 2019년과 2023년 경선에서도 면접 최고 점수를 받으며 최종 후보까지 오른 바 있다. 


박 대표는 남중수·구현모 전 대표에 이어 KT 역사상 세 번째 내부 출신 대표다. 외부 출신이 아닌 정통 KT맨이 대표가 되면서 정통성 복원에 힘쓸 계획이다. 

박 대표는 비대해진 조직과 과도한 임원 규모를 줄이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기술 분야 임원진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앞서 KT는 최근 상무급 이상 임원 90여명 가운데 30여명에게 퇴임을 통보하며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김영섭 전 대표가 2023년 취임 당시 임원의 20%를 줄였지만, 이듬해 다시 20명을 늘렸다. 이에 임원을 대폭 줄이고 경영 안정화에 나선다.

7개인 광역본부를 4개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지역 단위 보고 체계를 기능별로 본사와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탈영업 태스크포스(TF)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TF는 김영섭 대표 시절 구조조정 과정에서 명예퇴직 등에 응하지 않는 등 잔류를 선택한 인력들을 모아둔 팀이다. 

기존 네트워크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이들은 휴대폰 영업으로 내몰렸다. 약 2300명 규모의 이들은 기존 업무와 다른 업무를 수행하며 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원직 복귀를 요구해왔다.

◆정체된 AI 사업 속도 낸다

박 대표는 기획통 장점을 살려 정체돼 있는 KT의 인공지능(AI)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KT의 AI 관련 매출은 △2023년 1조원 △2024년 1조1000억원 △지난해 1조1400억원 수준으로 성장세가 더딘 상황이다.

앞서 KT는 2029년까지 AI 사업에서만 4조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 1월 신동훈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가 퇴사한 데다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CTO)도 사의를 표명하면서 내부적으로 AI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박 대표는 인공지능 전환(AX), 데이터센터 등 AI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AI 관련 조직을 CEO 직속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KT 주총에서는 대표이사 선임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총 9개 의결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처리됐다. 

박현진 KT밀리의서재(418470)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로는 △김영한 숭실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가 선임됐다. 권 대표와 서 전 대표는 감사위원도 겸임한다.

◆계열사도 리더십 재편

한편, 박윤영호 출범에 맞춰 계열사 대표 교체도 진행됐다. KT알파·KT스카이라이프 등 주요 상장 자회사의 사장 인선이 확정됐다.

KT알파는 지난 27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박정민 신임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했다. 박 대표는 SK그룹에서 30여년간 커머스·플랫폼·모바일 분야를 두루 경험한 전문경영인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6일 KT스카이라이프 정기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에서 조일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그러나 조 대표는 선임된 지 하루 만인 27일 KT 본사로부터 계약 종료 통보를 받고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는 31일 성명서를 통해 "대주주 KT의 무리한 경영 개입으로 상장회사의 경영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이번 사태를 대한민국 자본시장 역사에 유례없는 치욕이자, 상장회사의 독립성을 뿌리째 뒤흔든 인사 갑질이라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KT가 이번 사태 이후에도 상장회사를 사유물처럼 다루며 인사 개입을 지속한다면, 노동조합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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