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참전 유공자들의 희생 덕분에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전 유공자 예우는 크지 않다. 목숨을 바친 대가는 월 49만원 수준의 명예수당뿐이다. 생계가 어려운 월남전 참전 유공자들은 수년째 정부에 인상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중동 사태 등을 이유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나서자 이들은 참전명예수당 인상분을 추경에 최우선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추경안이 어려운 국민을 돕겠다는 취지인 만큼 60년 전부터 고통 받아 온 이들도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뜻이다.
◇ 선진국 대열에 선 한국… 참전 유공자 예우는 ‘세계 최하위권’
박수천 월남전 참전용사명예수당 인상추진위원회 위원장은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된 (평균)81세 노병들의 눈물을 국가가 닦아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추경 예산 내 참전명예수당 인상분 최우선 반영 △참전 수당 현실화 (월 200만원 선) △참전명예수당 유가족 승계 법안 개정 등을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월남전 당시 미국 정부와의 약정에 따라 이들이 미군 현역 병장과 동일한 수준의 봉급(약 1만3,000달러)을 받기로 돼 있었지만, 실제 지급액은 월 54달러에 불과했다고 토로했다. 약 87%(기초 경비 제외)에 달하는 자금이 당사자 동의 없이 △경부고속도로 건설 △포항제철 건설 △새마을 운동 등 국가 발전을 위한 ‘종잣돈’으로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국가가 참전 국가유공자들의 월급을 임의로 탈취한 것”이라며 “월 49만원으로는 생활할 수 없다. 지난해에도 겨우 몇만원 인상안이 논의되다 제자리걸음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주, 태국 등 타 참전국은 평균 월 210만원을 지급하고, 특히 미국의 경우 월 450만원(약 3,000달러)을 지급하는데 한국만 타국의 최대 10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국회 차원의 노력도 있었다. 지난해 정무위원회와 예결위원회는 참전명예수당을 월 5만원 인상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후 7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0원으로 삭감된 상태로 통과됐다. 박 위원장은 “325억을 작년 본회의에서 싹 잘랐다. 예산을 다른 곳에 사용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22대 국회에는 월남전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명예수당을 지급할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 2건이 발의돼 있으나 1년 반째 계류 중이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이번 추경안에 보상안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오는 5월 중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현재 32만명의 참전용사 중 생존자는 약 16만명이며 이들의 평균 나이는 81세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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