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부산의 중심이었던 서구는 인구 감소와 빈집 증가, 산업 기반 약화가 겹치며 쇠락을 체감하는 원도심으로 전락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 서구청장 예비후보는 이를 단순한 침체가 아닌 '구조적 붕괴'로 진단한다. 약사 출신인 그는 도시 문제를 '치유해야 할 구조'로 보고 정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과 영국 등에서 약사 출신 정치인이 보건·복지 정책을 설계하는 '생활형 정책 전문가'로 자리 잡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약사는 사람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정치 역시 삶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팬클럽 1기 출신으로 사람 중심 정치에 영향을 받았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서구에 법률사무소를 두고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도시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 구덕운동장 재개발 철회…"주민과 호흡하며 정치의 방향 배웠다"
황 예비후보가 지역 인사로 부상한 계기는 구덕운동장 아파트 재개발 저지 운동이다. 지난해 공한수 서구청장이 추진한 공공체육시설 재개발이 주거시설 중심으로 변질되자, 그는 주민협의회 핵심으로 나서 사업 추진 측과 정면으로 맞섰다.
국회까지 사안을 끌어올리며 공론화를 주도했고, 사업 전반의 절차와 타당성을 집중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결국 재개발은 제동이 걸렸고, 사업 철회를 이끌어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행정의 본질은 성과보다 방향에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며 "개발의 속도나 규모보다 공공성과 주민의 삶을 우선하는 원칙이 정책 구상의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방행정의 핵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 "방향 잃은 서구"…해사법원으로 '법조·해양 축' 재편
황 예비후보는 서구를 '쇠락한 도시'가 아니라 '방향을 잃은 상태'로 규정한다. 한때 경남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교육 거점이자 법원·검찰청이 자리한 사법 중심지, 대형 병원이 밀집한 의료 지역이었던 서구는 현재 각 기능이 분산되며 도시의 연결성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동·서대신동 일대 역시 교육과 의료 인프라가 맞물린 입지임에도 청년층 이탈이 이어지며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그는 해법으로 법조와 해양 기능의 결합을 제시했다. 국제해사법원 유치를 통해 항만과 인접한 입지, 해양 산업 기반을 연계해 새로운 성장 축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 법률·금융 거점을 조성해 해양 분쟁 대응과 국제 거래를 아우르는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 교육도시 부활…"서구, 바이오·의료 특목고 전략 수립"
교육은 지역 회복의 출발점이다. 교육 기반이 무너지면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지역 쇠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현재 서구는 청년층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구 감소로 폐교까지 늘며 교육 여건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그는 부산 남구의 국제금융고등학교 유치 사례를 언급하며, 서구 역시 차별화된 승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결책으로 의료·바이오 특화 교육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특수목적고 유치를 축으로 대학병원 연계 실습 교육, 연구·교육·산업이 결합된 인재 양성 체계, 청년 유입을 끌어낼 교육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지부진한 국제금융고 유치 상황도 주시하며, 기회가 열릴 경우 서구가 직접 나서 판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교육을 소비하는 지역이 아니라, 인재를 끌어들이는 거점으로 서구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 산복도로 주거 대전환…"빈집 문제, 도시 쇠퇴의 출발점"
서구의 핵심 과제는 주거환경 개선에 있다. 산복도로 일대는 노후 주택과 열악한 여건이 고착되며 같은 생활권 안에서도 지역 간 격차가 뚜렷해졌다.
그는 이를 한 지역 안에 서로 다른 시대가 공존하는 구조로 설명한다. 특히 서울 성북동·평창동·한남동이 같은 산지형에서도 고급 주택지로 형성된 반면, 서구는 노후 주거지로 남아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정책 방향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조망권을 활용한 고급 주거 개발을 유도하고, 개발 이익을 공공이 환수해 기존 주민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아울러 △빈집 정비 및 활용 체계 구축 △선택적 고도제한 완화 △생활형 주거환경 개선을 병행해 주거 여건 전반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주거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인구 회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 국가 의료도시·녹색 연결축…"흩어진 기능을 하나로"

서구의 가장 큰 강점은 의료 인프라다.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이 밀집한 구조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황 예비후보는 이를 '국가 의료도시'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치료 중심을 넘어 연구·산업·서비스까지 아우르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의료연구산업 클러스터 조성, 의료관광 활성화, 통합돌봄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세계 수준의 의료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략은 '연결'이라는 키워드와 맞닿아 있다. 그는 산복도로에서 송도, 남항·북항으로 이어지는 보행축을 구축해 사람의 흐름을 만들고, 이를 상권과 생활권 회복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특히 송도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은 자연경관과 접근성 측면에서 해운대·광안리와 견줘도 경쟁력이 충분함에도, 동선 단절로 상업 기반이 약한 한계를 안고 있다.
그는 "서구는 자원이 부족한 도시가 아니라 연결이 약한 도시"라며 "의료 거점과 해안 관광, 주거지와 상권을 하나로 묶어 도시 전반의 활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갖춰진 자산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면 서구는 다시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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