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26일 김 전 총리가 정청래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선거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다. 다만 김 전 총리는 오는 30일 출마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날 정 대표와 김 전 총리는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김 전 총리 출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 대표는 “대구 선거를 이길 필승카드는 김 (전) 총리님밖에 안 계시다”며 출마를 요청했다.
정 대표는 대구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구에서 필요한 것이라면, 또 (김 전) 총리님께서 원하신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해드림 센터장’이 되고 싶은 심정”이라며 대구의 숙원사업인 민군통합공항 등에 대한 추진을 약속했다.
정 대표의 발언 후 김 전 총리는 대구시장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그는 “정 대표께서 제가 도망 못 가도록 아예 퇴로를 차단하시고 그렇게 말씀하셨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좀 더 젊은 세대들한테 (출마)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떤가 하는 입장·고민이 있었다”면서도 “워낙 최근에 당으로부터 (출마 요청을 받고) 대구 현장에서 뛰는 후배들, 옛 동지들로부터 ‘우리 한 번만 더 고생하자’는 요구도 있었다. 제가 ‘이거 피하기는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을 하자, 정 대표는 김 전 총리를 ‘공공재’라고 표현하며 출마를 재차 요청했다. 그러자 김 전 총리는 “다른 얘기 못 하게 대못을 박으시고”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정 대표와 약 40분 동안 회동을 한 김 전 총리는 오는 30일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그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께서 도망 못 가게 꽁꽁 싸매는 바람에 곤혹스러워졌다”며 “주말 중에 양해를 받아야 할 부분도 있으니, 그분들과 조금 더 대화를 나누고 다음 주 월요일(30일)에 입장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전 총리가 내주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하면서 민주당은 오는 27일 대구시장 후보에 대한 추가 공모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까지 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없는 상황이다.
◇ ‘3파전’ 가능성까지… 격전지로 부상한 ‘보수의 심장’
이처럼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는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김 전 총리가 여론조사 측면에서 국민의힘 후보들로부터 우위를 점하고 있고,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한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3파전’ 양상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법원에 컷오프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주 부의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보복 공천, 표적 공천의 피해자가 됐기 때문에 법원에 저에 대한 컷오프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는 국민의힘을 사당화하려는 정략적 사천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 부의장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가처분 결과에 따라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보고 있어서 아직 판단해보지는 않았다”면서도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주 부의장에 대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대구시장 3파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25일) 기자들과 만나 “주 부의장께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 (대구시장은) 어려운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 부의장이) 무소속 출마라는 결론을 내리면 당에선 그거에 맞춰서 선거 전략을 짤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주 부의장과 함께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반발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은 깊어지고 있다.
한편 김 전 총리 측은 여론조사에서 김 전 총리가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우위를 점한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자칫 보수층이 결집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총리 측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 공학적으로 보면, 김 전 총리 (여론조사가) 높게 나오다 보면 반대편을 자극할 수 있어서 그런 얘기가 안 나오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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