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미국 사법부가 소셜미디어(SNS)의 중독성 인터페이스 설계에 대해 기업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첫 배심원 평결을 내놨다. 그간 플랫폼 기업들을 보호해 온 '면책 특권'의 효력이 약화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의 서비스 구조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상급법원 배심원단은 메타와 유튜브가 미성년자였던 원고 케일리(20)에게 과실과 경고 의무 위반으로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하고, 총 600만 달러(약 86억원)의 배상을 평결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플랫폼 내 게시물이 아닌 구조적 결함이었다. 원고 측은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상시 알림, 뷰티 필러 등을 이용자가 앱을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드는 '디지털 카지노'의 중독 유발 장치로 규정했다. 이는 플랫폼이 이용자 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도록 규정한 미국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정면으로 우회한 전략이다.
배심원단은 9일간 약 44시간에 걸친 심의 끝에 플랫폼의 설계 자체가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쳤으며, 이에 대한 충분한 경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 과정에서 메타와 유튜브는 "청소년 정신 건강은 가정과 학교 등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특히 유튜브는 자사를 SNS가 아닌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정의하며 책임 범위 축소를 시도했으나 배심원단을 설득하지 못했다. 양사는 이번 평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다.
이번 평결은 미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3000여 건의 유사 소송에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6월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열릴 대규모 집단 소송을 앞두고 나온 결과여서 빅테크 기업들의 법적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 향후 플랫폼 기업들은 알고리즘 기반 추천 시스템과 인터페이스 설계 전반에 대해 대대적인 수정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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