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이끄는 토스뱅크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외형상 ‘흑자 은행’으로 올라섰다. 다만 비용 절감에 기댄 실적 구조에 더해 환율 오류·횡령·자금세탁방지(AML) 제재 등 내부통제 이슈가 잇따르면서 ‘확장’보다 ‘내실 점검’이 우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하나금융지주 공시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은 1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57억원) 대비 123% 증가한 수치로, 2024년 첫 흑자 전환 이후 1년 만에 이익 규모를 두 배 이상 키웠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9.9%를 보유한 초기 투자자로, 해당 실적은 하나금융지주 감사보고서에 반영됐다.
다만 성장의 질은 달라졌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영향으로 대출자산 증가율은 과거 두 자릿수에서 5% 수준으로 둔화됐다. 자산을 빠르게 키워 이익을 늘리던 구조에서 비용을 줄여 이익을 방어하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실적 개선의 핵심은 조달 비용 축소였다. 수신 금리를 조정하면서 이자비용을 약 900억원 줄였고,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대손충당금 부담도 낮췄다. 금융권에서는 “외형 성장보다 비용 효율화에 기반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 33조 키웠지만…수신 쏠림·신용대출 편중
토스뱅크의 2025년 3분기 기준 총자산은 33조2773억원으로 집계됐다. 여신은 15조4460억원, 수신은 30조4006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증가 속도의 차이다. 수신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여신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수신 규모가 여신의 두 배에 달하는 구조로, 이자비용 관리가 실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여신 포트폴리오도 편중돼 있다. 3분기 기준 가계대출이 전체의 약 91%를 차지하며 사실상 신용대출 중심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중저신용자 비중이 35%로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이 구조는 수익성과 리스크를 동시에 키운다.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수익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지만, 경기 하락 시에는 연체율 상승과 충당금 부담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1.07%로 카카오뱅크(0.51%), 케이뱅크(0.56%) 대비 두 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주담대 앞둔 이은미號…‘확장보다 검증’
이은미 대표의 연임 이후 토스뱅크는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진입할 계획이다. 핵심은 주택담보대출 도입과 비이자수익 확대다.
특히 주담대는 신용대출 중심 구조를 완화하고 담보 기반 장기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카드다. 건전성 측면에서 유리하고 장기 고객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하지만 환경은 녹록지 않다. 가계부채 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담보대출 인프라 구축 부담 등 진입 장벽이 높다. 여기에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체계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확장 전략의 전제 조건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주담대는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넓혀갈 수 있는 의미 있는 영역”이라며 “상품 구조와 심사 체계, 운영 프로세스, 고객 경험 전반을 충분히 준비해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율 오류·횡령·AML 제재…반복되는 통제 실패
내부통제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재무팀장이 법인 자금 약 28억원을 횡령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도 ‘미흡’ 판정을 받았다. 민원 증가와 내부 통제 체계 미비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제재도 이어졌다. 토스뱅크는 고객 확인의무 및 고액현금거래 보고의무 위반으로 지난달 과태료 3억1890만원을 부과받았다.
전산 리스크도 누적되고 있다. 최근 5년여간 인터넷은행 3사에서 발생한 전산사고는 163건으로, 이 가운데 토스뱅크는 사고 건수와 금전 피해 규모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배상액 역시 4874만원(1만700명)으로 카카오뱅크 194만원(6만9687명), 케이뱅크 21만원(107명)보다 많았다.
여기에 최근 엔화 환율 오류 사고까지 겹쳤다. 환율이 실제의 절반 수준으로 고시되면서 약 276억원 규모의 거래가 발생했고, 약 12억원 수준의 손실이 예상됐다.
이번 사고는 단순 전산 오류가 아니라 검증 절차 누락에 따른 내부통제 실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토스뱅크는 거래 정정과 환수 절차를 진행하고, 고객에게 1만원씩 보상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 가운데 IT·정보보호 투자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올해 관련 예산은 약 1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반복되면서 '통제 체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사안에 대해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내부 쇄신의 계기로 삼고 있다”며 “장애 예방과 이상 징후 탐지, 대응 프로세스 전반의 실효성을 높여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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