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단기 물량 확보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급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과 체결한 일부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고 공급을 일시 중단했다. 대상 국가는 한국,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 등이다.
이번 조치는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카타르 북부 라스라판 산업도시 내 핵심 LNG 생산시설이 파괴된 데 따른 것이다. 카타르에너지는 전체 LNG 수출 능력의 약 17%가 손상됐으며 복구에 3~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수익 손실도 예상된다.
문제는 글로벌 LNG 수급 구조다. 카타르 LNG 물량의 80% 이상이 아시아로 향해온 만큼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 지역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 여기에 유럽까지 겨울 대비 재고 확보에 나설 경우 제한된 물량을 둘러싼 ‘아시아-유럽 쟁탈전’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이미 요동치기 시작했다. LNG 일본·한국 마커(JKM)는 24일 기준 100만BTU당 20.525달러로 사태 이전 대비 약 2배 급등했다. LNG는 생산·액화·운송 설비가 사실상 최대치로 가동되고 있어 단기간 내 공급 확대가 어려운 구조다. 공급 차질이 이어질수록 가격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단기 수급 측면에서 한국의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가스공사의 카타르산 LNG 수입 비중은 2023년 약 20%에서 지난해 14%대로 낮아졌고, 미국·호주 등으로 수입선 다변화도 진행돼 왔다. 민간 발전사 역시 중동산 직수입 비중이 낮아 당장 물량 부족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핵심 변수는 ‘물량’이 아니라 ‘가격’이다. LNG 가격 상승은 곧 발전 연료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전력 도매가격과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직결된다. 특히 한국전력은 연료비 상승분을 즉각 요금에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적자 확대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LNG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자력·석탄 발전 비중을 확대하는 대응에 나섰다. 다만 구조적 한계도 뚜렷하다. 동해안에 집중된 원전·석탄 발전 설비 용량은 약 16GW 수준이지만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는 송전 용량은 11GW에 그친다. 발전 여력이 있어도 전력을 보내지 못하는 ‘송전 병목’ 문제가 존재하는 셈이다.
공급 차질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국제 LNG 가격 상승이 고착화되면서 전력 비용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처럼 산업용 전기요금부터 인상되는 시나리오가 재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급보다 비용 충격이 더 큰 국면”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까지 겹친 전례 없는 상황인 만큼 장기화될 경우 전기요금 전반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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