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행정통합을 위한 정책협의체를 출범시키며 '320만 특별도시'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속도를 높이는 통합 논의 이면에서는 적지 않은 갈등 요소가 고개를 들고 있다.
행정 효율성과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핵심 쟁점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될 경우 오히려 지역 내 균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 시도가 추진 중인 조직·인사·재정·법제·전산시스템 등 행정 인프라 통합은 단순한 제도 정비를 넘어 권한과 자원의 재배분 문제로 직결된다. 특히 인사 통합 과정에서의 승진과 보직 배치, 재정 통합에 따른 예산 배분 문제는 공무원 사회뿐 아니라 지역 간 이해 충돌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민감한 쟁점은 '공항 문제'다. 광주 군공항 이전과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는 그동안 지역 갈등의 핵심 이슈로 꼽혀왔다.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공항 입지와 기능 재편은 지역 경제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일방적 결정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이 밖에도 혁신도시 기능 재조정, 공공기관 이전 효과 재분배, 지역 균형발전 전략 등 역시 잠재적 갈등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합 이후 특정 지역이 중심지로 부각되고 다른 지역이 주변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경우, 오히려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갈등 최소화를 위해 '속도'보다 '합의'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항 문제와 같은 핵심 사안은 공론화위원회나 시민참여형 협의기구를 통해 투명하게 논의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사·재정 통합은 단계적으로 추진해 초기에는 공동 운영 체계를 유지하는 방안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된다. 더불어 통합 이후 지역별 발전 청사진을 구체화해 불안감을 해소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행정통합이 단순한 구조 개편이 아닌 공동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하며, 정책협의체 역시 시민과 소통하는 열린 플랫폼으로 기능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가운데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지난 24일 권한대행과 국장급 실무진이 참여하는 정책협의체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양 시도는 핵심 통합과제와 중장기 발전계획을 논의하고,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해 통합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고광완 광주시장 권한대행은 "지금이 행정통합의 골든타임"이라며 "체계적 준비를 통해 시민 혼선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고, 황기연 전남지사 권한대행도 "지역 경쟁력을 높일 전환점"이라며 "긴밀한 협력과 관리로 완성도 높은 통합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 통합은 분명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채 속도만 앞세운다면 그 기회는 위기로 바뀔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른 통합'이 아닌 '지속 가능한 통합'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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