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아의 컬리, 옷장까지 점령하나…‘패션’으로 외형 확장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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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아 컬리 대표. /컬리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컬리가 패션 사업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세우고 ‘장보기 앱’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가 패션을 포함한 비식품 카테고리에 힘입어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조3671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 거래액은 3조5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패션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140% 큰 폭으로 증가했다. 프리미엄 식품 구매를 위해 유입된 충성 고객이 의류 소비로 확장되며 구매 단가 상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객단가도 약 11만4000원 수준으로 주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중 상위권 수준이다.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판매자 배송(3P)의 성장”이라며 “그 가운데 패션이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하며 수익성 있는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향후 패션 사업 강화를 위해 컬리는 조직과 인재 투입도 확대했다. 최근 한섬 출신으로 온라인 플랫폼 ‘EQL’을 이끈 최항석 전 팀장을 패션 총괄로 영입하고 전담 조직인 ‘패션잡화 그룹’을 재정비했다. 타임 옴므, 에르메네질도 제냐(제냐) 등 프리미엄 브랜드 MD 경험을 가진 인물을 전면에 세워 ‘선별된 큐레이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타깃은 30~40대 여성 고객층이다. 구매력은 높지만 쇼핑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을 겨냥해 출근복과 원마일웨어 중심의 상품 구성을 강화하고 있다. 무분별한 상품 확대 대신 일정 수준 이상의 브랜드를 선별해 제안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컬리 패션 카테고리 이미지. /컬리 앱 캡처

입점 브랜드 구성을 보면 컬리가 지향하는 방향성이 보다 뚜렷해진다.

한남동 감성 브랜드 ‘분더캄머’를 비롯해 ‘R2W’, ‘오르(ORR)’, ‘어라운드율’ 등 디자이너 브랜드가 컬리를 주요 유통채널로 선택하며 매출 상위권을 형성 중이다.

또한 주얼리 브랜드 ‘어니스트 서울’의 100만원대 랩다이아몬드가 라이브 방송에서 평소 대비 55배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로써 컬리 고객층이 고가 주얼리까지 수용 가능한 프리미엄 소비층임을 보여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공산품 채널 이미지가 강해 프리미엄 브랜드가 입점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컬리는 ‘프리미엄 식품 큐레이션’으로 구축된 고급스러운 이미지 덕분에 고감도 브랜드를 끌어들이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한 출발선에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컬리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약 450만명이다.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고,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 가입자도 140만명을 돌파했다. 멤버십 재결제율은 70%를 웃돈다. 이 같은 견고한 충성 고객층이 패션·뷰티 등 비식품 카테고리 확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

물류 경쟁력이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다. 컬리는 판매자 배송(3P)에 자사 물류 인프라를 결합한 풀필먼트 서비스(FBK)를 확대하며 ‘샛별배송’을 패션 카테고리까지 적용하고 있다. 패션 협력사가 컬리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컬리가 대신 새벽배송을 수행하는 구조다. 전날 밤 주문한 의류를 다음 날 아침 입고 나갈 수 있는 셈이다.

/마켓컬리

컬리는 이미 거래액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뷰티컬리’와 패션 카테고리를 결합한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뷰티 부문에서 1000여개 브랜드를 확보하며 외형을 키워온 만큼, 패션까지 안정적인 성장 축으로 자리잡을 경우 기업 가치 제고와 기업공개(IPO) 재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컬리는 2022년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2023년 실적 부진을 이유로 IPO를 한 차례 미뤘다. 시장에서는 재무적 투자자(FI) 비중이 높은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투자금 회수를 위한 상장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후발주자인 패션 부문에는 숙제도 적지 않다. 여전히 소비자 인식 속 컬리는 ‘신선식품 장보기 앱’ 이미지가 강하고, 무신사·에이블리·W컨셉 등 선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다.

기존 ‘마켓컬리’에서 성공을 거둔 큐레이션 중심 전략은 상품 폭을 넓히는 데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뷰티컬리가 제니를 모델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한 번에 존재감을 키웠다면, 패션컬리는 브랜드를 선별하고 포트폴리오를 모으는 ‘색깔 찾기’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선식품 플랫폼이라는 기존 인식을 넘어 패션 플랫폼으로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정체성을 가져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컬리는 패션 부문에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진 엄선된 큐레이션에 힘을 싣는다.

컬리 관계자는 “단순히 브랜드 수를 늘리기보다 엄선된 큐레이션을 통해 ‘컬리가 선택한 패션은 다르다’는 경험을 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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