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지난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검찰개혁에 대한 입법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이처럼 개혁 입법이 마무리되자, 민주당은 ‘민생 행보’를 부각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동 상황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에 속도를 내거나 현장 행보를 늘린 것이다. 이는 ‘6·3 지방선거’가 약 70일 남은 상황에서 중도층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추경 속도전’에 ‘현장 행보’도 확대
지난 20일과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이 각각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이후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위치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검찰개혁을 완수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방명록에 ‘노짱님,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 줄 알았습니다. 어느새 더 많은 노무현이 피어났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정 대표는 봉하마을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님께 보고드린다. 검찰청은 폐지됐다”며 “검찰청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사법개혁에 이어 검찰개혁에 대한 입법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되자, 민주당은 ‘민생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중동 상황 대응을 위한 추경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당정이 전날(22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국채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한 약 25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하기로 했다. 내달 10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개혁도, 민생도 타이밍이듯 추경도 역시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즉시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날 민주당에선 중동 상황 대응과 관련한 당정 협의 내용이 발표되기도 했다. 민주당 ‘중동 상황 경제대응 TF(태스크 포스)’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동 전쟁이 24일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부·여당은)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국내 에너지 원자재 수급 현황과 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에 TF는 고유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나프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는 석유 제품의 약 40%에 달하는 수출 물량에 대해 시장 상황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수출을 조정하고 이를 국내 공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며 “이를 통해 단기적인 수급 불안을 완화하고 국내 에너지 가격 안정 기반을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도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영농형 태양광과 해상 풍력, 분산형 전력망 확충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관련 지원 예산을 추경에 확대 반영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에너지 절감을 위해 소속 국회의원들의 ‘차량 5부제’ 시행 등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중동 상황 대응에 총력전으로 나서는 가운데, 정 대표는 현장 행보도 확대하고 있다. 이날 현장 최고위 후 경남 양산 남부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린 것이다. 이날 시장 방문 일정에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인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이번 주 열리는 최고위를 모두 현장에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민생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개혁 입법이 마무리된 만큼,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공천 속도 속 ‘경선 과열’ 조짐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은 공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울산시장과 경남·강원지사 등 4개의 광역자치단체장 공천을 마무리했고, 경기지사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에 대해선 각각 ‘3파전’과 ‘5파전’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현재 민주당은 △인천시장 후보(박찬대 의원) △울산시장 후보(김상욱 의원) △강원지사 후보(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 △경남지사 후보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 공천을 마무리했다.
또 경기지사 경선과 관련해선 김동연 현 지사와 추미애·한준호 의원의 ‘3파전’으로, 전남광주통합시장은 강기정 현 광주시장과 김영록 현 전남지사, 민형배·신정훈·주철현 의원의 ‘5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정 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내달 19일 서울시장 경선 당선자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히며 “(공천 마무리 시점은) 4월 20일 전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경선 과정에선 후보 간의 공방이 과열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경선에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을 향한 견제의 목소리가 나오고, 정 전 구청장 측이 반발하며 신경전이 격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한 박주민 의원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이치모터스 성동구 후원’ 관련 의혹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도이치모터스가 후원한 골프대회에 정 전 구청장이 참석한 점과 관련해 “더티 핸드(더러운 손)를 잡아준 것”이라고 직격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전현희 의원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 전 구청장의 치적으로 꼽히는 ‘성동형 공공버스(성공버스)’에 대해 “오세훈의 한강버스와 다를 바 없는 혈세 낭비,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정 전 구청장 측의 박경미 대변인은 박 의원을 향해 “당내 경선에 국민의힘이 제기한 도이치모터스 후원을 정략적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은 이재명 대통령과 성남FC 후원을 엮었던 국민의힘 행태의 데자뷔”라고 받아쳤다. 박 대변인은 전 의원을 향해서도 “타 후보의 성과에 흠집을 내서 반사이익을 얻기보단 본인만의 차별화된 비전과 정책으로 당당히 평가받으시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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