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기혁 감독, 연기라는 이름의 삶 ‘메소드연기’

시사위크
이기혁 감독이 영화 ‘메소드연기’로 관객 앞에 섰다. / 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이기혁 감독이 영화 ‘메소드연기’로 관객 앞에 섰다. / 런업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메소드연기’는 코미디로 주목받아 온 배우 이동휘가 더 이상 웃음을 선택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위해 역할에 몰입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 출신 이기혁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동명의 단편에서 출발해 연기라는 행위를 출발점으로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오가며 인물들의 삶을 비춘다.

영화 속 코미디 배우로 소비되던 인물이 진정성 있는 연기를 갈망하며 스스로 몰아붙이는 과정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웃음과 감정 사이를 오가는 메타 구조 속에서 영화는 특정 인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군상의 인물들로 시선을 확장한다.

이는 촬영 현장을 넘어 가족과 관계, 그리고 삶의 태도로까지 이어진다. 이기혁 감독은 독립적이지만 서로를 지탱하는 가족의 정서, 현실과 타협하면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내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보다 보편적인 감정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이기혁 감독은 단편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의 확장 과정부터 인물과 관계, 감정을 설계한 방식까지 ‘메소드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해당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개봉 소감은.

“기분 좋은 설렘도 있고 긴장도 된다. 도와준 많은 분들이 생각난다. 관객분들과 처음 만나는 것이다 보니 어떻게 봐주실지 너무 궁금하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보신 분들이 감사하게도 좋게 평가를 해주셨다. 모두가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영화 같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일상에서 메소드연기를 하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해 주시고 그 지점을 많이 짚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첫 공개 후 편집 방향에 변화가 있었던 점이 있나. 후반 작업 과정이 궁금한데.

“후반 작업을 계속 붙들고 하지는 않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 가기 직전이 마무리 단계라고 생각해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오픈했다. 이후 믹싱이나 DI를 진행하면서 극장에서 여러 번 확인했을 때 더 좋아질 수 있는 부분들을 크게 바뀌지 않는 선에서 디테일하게 보완했다. 여러 번 보다 보니 나 역시 메소드연기를 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에 대한 이입이 점점 더 커졌다. 이동휘가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반복해서 보니 엄마의 감정이 더 크게 느껴질 때도 있고, 박 대표와 이동휘의 관계가 더 보일 때도 있었다. 연기 지망생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캐릭터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에게 마음이 갈 때도 있고, 동생을 위해 희생하는 형의 모습 등 다양한 군상의 인물들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명의 단편을 확장한 이야기였다. 단편의 시작이 궁금하다. 이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배경은. 

“시작은 실제 있었던 일이다. 배우로 있을 때 한 현장에서 음식 소품이 실제로 없어졌던 적이 있었다. 삼겹살 소품이었는데, 누가 먹었는지 두고 소동이 벌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단편 영화로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늘 고민해 온 ‘나답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함께 담고 싶었다. 우리는 때로 남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모습대로 살아가기도 하고, 보여주고 싶은 모습대로 살아가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온전한 자신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간의 본질적인 양면성을 단편에서는 이동휘 캐릭터에 투영해, 금식을 하고 있지만 배가 고파 먹을지 말지 딜레마에 빠지는 이야기로 설정했다.”

이기혁 감독의 캐릭터의 출발을 떠올렸다. 사진은 이동휘를 연기한 이동휘. / 런온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이기혁 감독의 캐릭터의 출발을 떠올렸다. 사진은 이동휘를 연기한 이동휘. / 런온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장편으로 확장하며 어떤 고민을 했나.

“러닝타임이 다르기 때문에 장편으로 확장하면서 주변 인물들을 많이 펼쳐야 했다. 또 장편에서는 촬영 현장에만 편중된 이야기로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야기는 공감대가 한정적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게 됐다. 그러다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게 됐다. 실제 내가 느끼는 가족에 대한 정서와 시선이 극 중 이동휘 캐릭터에 많이 투영돼 있다. 표현은 서툴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관계, 집에서는 각자의 공간에서 치킨을 먹을 만큼 독립적이지만 밖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의리로 뭉치고 누가 욕하면 편을 들어주는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가족의 형태다. 이러한 정서가 나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일 것이라 생각해서 전체 이야기 안에서 가족 드라마를 하나의 축으로 비중 있게 담았다.”

-단편에서도, 장편에서도 극 중 캐릭터가 메소드연기를 펼치는 장면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 장편에서는 웃음기를 아예 배제한 연출을 택했는데 의도한 것은 무엇이었나.

“단편의 얼개는 유지했지만, 장편에서는 극 중 이동휘가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로 확장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 개인의 사연과 극 중 ‘경화수월’이라는 작품 속 세자의 죽음이 감정적으로 맞닿는 지점을 통해, 캐릭터가 주변 인물을 통해 성장하고 연기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담고자 했다. 그 장면에서는 조명을 낮춰 이동휘의 얼굴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편견이나 선입견이 아니라 연기 자체로 평가받기를 바랐기 때문에 얼굴을 가리거나 뒷모습으로 처리하는 등의 연출을 선택했다.”

-토크쇼 형식의 오프닝 시퀀스도 인상적이었다.

“이동휘가 중심이 되는 메타 형식의 영화이기 때문에, 서사를 설명하는 데 있어 대중이 갖고 있는 ‘코미디 배우’로서의 이동휘 이미지가 기본적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그래서 토크쇼 장면을 통해 인물을 고립시키고 싶었다. 관객의 웃음과 태런트 킴의 과감한 진행이 다소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연출했다. 그 지점은 비교적 자신 있게 밀어붙인 부분이다. 이동휘에게 감정이 이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코미디 배우, 패셔니스타 같은 이미지가 환청처럼 들리도록 사운드도 적극 활용했다.”

-완전히 허구의 인물이 아닌 ‘배우 이동휘’를 중심에 둔 이유도 궁금하다.

“단편에서도 이동휘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만들어진 캐릭터에 더 가깝다. 그 설정을 가져온 이유는 대중이 갖고 있는 이동휘에 대한 이미지와 연결하기 위함이었다. 편견이나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대중에게 알려진 작품이나 키워드를 보면 코미디나 패셔니스타 같은 이미지가 많이 부각돼 있다. 그런 요소를 영화 속 캐릭터에 적극적으로 가져오면 메타 설정에 대한 공감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동휘의 다양한 이미지와 요소들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반영하려고 했다. 

이동휘는 일상에서도 유머가 넘치고 ‘극한직업’ ‘응답하라 1988’ ‘뷰티 인사이드’ 등 잘 알려진 작품을 통해서도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했다. ‘국도극장’ 같은 작품에서의 연기도 좋아하지만, 대중에게는 코미디 배우로서의 인식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다고 봤다. 개인적으로 코미디 연기에 대한 존중이 크고, 코미디를 잘하는 배우가 정극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편을 함께 작업하며 느꼈던 이동휘의 새로운 얼굴과 감정들을 장편에서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코미디 외에도 많이 소개되지 않았던 진정성 있는 모습, 다양한 정서가 공존하는 캐릭터로 설정하고자 했다.” 

유쾌한 에너지를 불어넣은 윤경호. / 런온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유쾌한 에너지를 불어넣은 윤경호. / 런온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윤경호가 연기한 이동태가 웃음 타율이 높았다. 캐릭터 구상 과정은.

“실제 형을 많이 참고했다. 형이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는데 집안 사정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꿈을 포기하고 회사원으로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 형을 떠올리다 보니 ‘희생’이라는 단어가 많이 생각났고, 나를 위해 꿈을 내려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지금 내가 영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형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지도 모를 꿈에 대한 갈망을 떠올리며, 그 감정을 이동태 캐릭터에 담아 현장으로 보냈다. 또 현장 장면에서는 상황적으로 웃긴 설정을 많이 고민했다. 억지로 웃기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현장에 오게 되는 상황 자체가 코믹하다고 생각했고 보조출연 반장이 강하게 이야기하거나 갑작스럽게 인물이 밀려 나오듯 등장하는 장면 등 상황에서 오는 웃음을 중심으로 설계했다. 그 안에서의 코미디 연기는 윤경호가 워낙 잘 살려줘서 시나리오보다 더 생동감 있고 재미있게 표현된 것 같다.”

-정태민은 어떤 인물로 그리고 싶었나. 강찬희를 캐스팅한 이유도 궁금하다. 

“정태민은 인기 스타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내면에는 외로움과 공허함이 공존하는 인물로 그리고자 했다. 그래서 넓은 집에 혼자 있는 모습을 담은 와이드 숏과 앵글을 통해 고립된 느낌을 강조하려 했다. 일부 생략된 부분도 있지만, 이러한 정서가 캐릭터를 표현하는 중요한 축이라고 생각했고, 그 역할 안에서 강찬희가 충분히 잘 표현해 줬다고 본다. 태민은 작품에서 유일한 빌런 역할을 하는 인물이지만, 전체적인 톤 앤드 매너를 고려했을 때 지나치게 미워 보이기보다는 어느 정도 귀엽게 보일 수 있는, ‘밉지 않은 빌런’이길 바랐다. 캐스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스카이 캐슬’ 등에서 보여준 강찬희의 유약한 모습과 밝은 이미지를 함께 떠올렸고, 이러한 면모가 의도한 캐릭터의 결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선택하게 됐다.”

-공민정이 연기한 임감독은 배우와 각본가 사이에서 ‘타협’을 강요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러한 설정에 실제 현장의 경험이 반영된 것인지 궁금하다.

“픽션으로 설정을 극대화한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공민정의 귀에 꽂히는 딕션을 좋아하고, 생활 연기도 자연스럽게 잘한다고 생각한다. 공민정이 감독 역할을 맡았을 때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결의 감독 캐릭터가 나올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어 캐스팅을 제안했다. 또 이동휘와 대립하는 장면에서 ‘우린 써주는 대로 하면 되는 거야’ 같은 대사가 나오는데, 이는 이동휘에게 던지는 현실적인 메시지기도 하다.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라는 의미인데, 이 인물 역시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캐릭터다. 단순한 감독 역할이 아니라, 원치 않더라도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현장의 논리를 대변하면서 이동휘에게 그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알계인’ 캐릭터를 떠올리게 된 과정도 궁금한데.

“이미지적으로 확실히 각인될 수 있는 캐릭터를 찾다 보니 다소 과하거나 컬트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실제 이동휘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의도적으로 과하게 설정한 지점이 있었다. 캐릭터의 웃음 포인트는 외계어 말투였는데, 이미지적으로 임팩트 있게 각인되길 바랐고 그 말투를 통해 코믹 요소를 더하고자 했다. 컬트적이면서도 코믹한 지점이 동시에 있다고 생각한다. 설정은 알코올 중독 외계인이다. 우주에서 떨어져 한국 전통주를 마시다 중독된 외계인이라는 배경도 구상했다. 다만 편집 과정에서 이 캐릭터를 어느 정도 분량으로 보여줄지 고민이 많았다. 알계인 자체의 이야기를 확장할 수도 있었지만, 서사보다는 이미지가 주는 효과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에 일부를 덜어내고 최소한으로 간소화해 오프닝 시퀀스에 임팩트 있게 배치했다.”

이기혁 감독이 가족을 중심 소재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왼쪽부터) 윤경호와 김금순, 이동휘. / 런온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이기혁 감독이 가족을 중심 소재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왼쪽부터) 윤경호와 김금순, 이동휘. / 런온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형제의 거리감과 관계를 공간과 디테일로 표현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어떻게 구상했나.

“형제가 집에 들어왔을 때 형은 2층으로 올라가고 동생은 자신의 방으로 흩어진다. 치킨을 각자의 공간에서 가져와 먹는 장면처럼 독립적인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형제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요소로 방문에 남아 있는 주먹 자국 같은 디테일을 설정했는데, 그 자국 자체가 이 집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흔적이자 집의 역사라고 생각했다. 아파트보다는 오랜 흔적이 묻어나는 주택이 영화의 정서와 더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극중극을 사극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상과의 연결성과 대비를 함께 고민했다. 코미디로 인식된 배우가 근엄한 곤룡포를 입고 있는 모습에서 오는 시각적 아이러니가 있다고 생각했고, 일상 장면에서 사극으로 넘어갈 때의 변화가 관객에게 환기와 재미를 줄 수 있다고 봤다. 일상과 사극을 오가며 대비를 명확하게 드러내고자 했다. 사극의 제목인 ‘경화수월’ 역시 거울에 비친 꽃과 물에 비친 달처럼 눈에 보이지만 잡을 수 없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갈망하지만 쉽게 닿을 수 없는 이상을 좇는, 극 중 이동휘의 정서를 비유한 설정이다. 이러한 연결고리들을 통해 전체적으로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다.”

-김금순이 연기한 정복자가 ‘소녀와 가로등’을 부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 곡을 선택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80~90년대 가요의 감성을 좋아해서 어떤 노래를 선택할지 고민하다가, 해당 곡의 후렴구에 나오는 ‘창밖의 가로등만이 내 마음을 알고 있을까’라는 가사가 정복자뿐 아니라 영화 속 여러 인물들의 삶과 정서를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음악감독과 함께 편곡을 다시 진행해 새로운 가수가 녹음한 버전으로 완성했다. 새롭게 편곡한 거다. 배우가 리듬에 맞춰 춤을 춰야 했기 때문에 그에 맞춰 보사노바풍의 리듬감을 더해 작업했다.”

-엔딩 이후 쿠키 장면을 추가한 이유는.

“엔딩에서 전달된 감정을 환기시키고 싶었다. 본편의 엔딩은 선글라스 안에 눈물을 머금은 동휘와 애써 밝은 척 춤추는 동태, 그리고 암에 걸렸지만 이를 이겨내려 더 힘차게 노래하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메소드연기를 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 감정을 충분히 느낀 뒤 극장을 나설 때는 조금 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나가셨으면 했다. 그래서 쿠키 장면에서는 동태가 새로운 현장에서 매니저로 출발하고, 박 대표 역시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하는 등 인물들의 새로운 시작과 ‘해낼 수 있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담아내고자 했다.”

배우로, 감독으로 더 다채롭게 채워갈 이기혁. / 런온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로, 감독으로 더 다채롭게 채워갈 이기혁. / 런온컴퍼니, 바이포엠스튜디오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어떤 감정이었나.

“부모님을 처음으로 극장에 초대했다. 배우로 활동할 때도 한 번도 초대한 적이 없었다. 함께 영화를 보던 날 유독 김금순 선배의 병실 장면에서 감정이 크게 올라왔다. 상영 후 바로 간담회를 진행해야 해서 여운이 남아 있는 상태로 질문을 받았는데, 해당 장면에 대한 질문을 듣고 감정이 더 올라왔다. 집에서 엄마 휴대폰을 보다가 친구나 가족과 나눈 메시지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그때 엄마를 ‘엄마’로만 생각해 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 메시지들을 통해 엄마 역시 누군가의 딸이고 친구며, 동생이자 누나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 그 감정이 크게 와서 눈물이 났고 김금순 선배가 연기한 정복자 캐릭터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어 복합적인 감정이 올라왔다.”

-연출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 연기가 꿈이긴 했지만, 어릴 때부터 논술이나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편집하는 것도 습관처럼 해왔다. 영화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분야라고 느꼈다. 감독이라는 직업 역시 여러 파트를 직접 핸들링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점이 적성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외가 쪽에 영화를 하는 분들이 계셔서 어릴 때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고, 그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준비 중인 시나리오가 있고, 좋은 기회가 있다면 연기도 다시 할 생각이다. 당분간은 연출에 집중해 작품을 준비하고 싶다. 이번 ‘메소드연기’ 장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됐고, 이를 발판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울고 웃을 수 있는 작품으로 다시 인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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