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공천이 본격화됐지만, 출발부터 엇갈린 평가를 낳고 있다. 당 혁신을 요구하며 공천 접수를 미뤘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별다른 성과 없이 후보 등록을 했다. 그 사이 갑자기 등장한 박수민 의원이 공천판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출마’였지만, 정치적 무게는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버티다 들어온 오세훈, 흔들린 공천판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7일 서울시장 추가 공모 접수 결과 오세훈 시장과 박수민 의원, 김충환 전 강동구청장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서류 및 면접 심사, 여론조사 등을 거쳐 경선 여부와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공천 과정의 중심에는 오세훈 시장이 있었다. 그는 당 지도부의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며 공천 접수를 두 차례 미뤘다. 1차 공모 때는 혁신 선대위 구성과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접수를 보류했고, 이후 당이 추가 공모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즉각 응하지 않으며 압박을 이어갔다. 후보 등록 직전까지도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무능을 넘어 무책임”이라며 강한 비판을 지속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당 지도부의 인적 쇄신이나 선대위 개편 등 가시적인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고, 오 시장은 결국 별다른 조건 없이 공천 절차에 참여했다. 스스로 “당에 의해 매몰차게 거절당한 셈”이라고 밝힌 점까지 감안하면 혁신 요구를 고리로 시작된 ‘버티기’ 전략은 명확한 성과 없이 마무리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전략 판단의 오류를 지적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공천 접수 자체를 지렛대로 삼아 판을 바꾸려 했지만 실제로는 판을 흔들지 못했고 성과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바둑으로 비유하면 ‘대마’를 두겠다는 판단으로 시작된 승부수가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선택지를 좁히는 자충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오 시장의 공천 접수 지연은 다른 변수를 낳았다. 접수가 두 차례 미뤄지면서 경쟁 구도가 지연됐고, 당 안팎에서는 ‘플랜B’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서울시장 선거의 상징성과 시급성을 고려할 때 특정 후보의 결단만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박수민 의원의 출마는 ‘플랜B’ 논의가 현실화된 장면으로 해석된다. 그는 “조건을 건 공천 접수는 상식이 아니다”라며 공천 참여 자체를 강조했고, 동시에 “보수의 부활과 혁신을 제 출마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출마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의원의 등장을 두고 “놀랍지도, 관심을 끌지도 못하는 플랜B”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오세훈 시장의 접수 지연으로 공천판이 공백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인지도 측면에서 제한적인 후보가 등장한 것 자체가 당의 인재 풀과 공천 전략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특정 후보의 결단에 공천 일정이 좌우되고 경쟁 구도 형성까지 지연된 이번 서울시장 공천은 공관위의 관리 능력에 의문을 남겼다. 서울시장 선거처럼 상징성이 큰 지역에서 후보군이 사전에 정리되지 못하고, 추가 공모와 지연 끝에 구도가 만들어진 점도 문제로 꼽힌다. 공천이 계획된 경쟁이라기보다 상황에 따라 끌려간 측면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내에서는 공천 혁신을 말하면서 실제 기준이나 방식에서는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지도부를 향한 문제 제기는 있었지만, 공천 절차나 구조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공천은 누구를 공천하느냐보다,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후보를 세우는지가 더 큰 과제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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