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보다 생산·연구 인프라… 달라진 제약 M&A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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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M&A가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중심에서 생산·연구 인프라 확보 중심으로 변화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제약업계에서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매각 등을 통한 사업 구조 재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은 인수와 매각을 통해 연구 인프라를 확보하거나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과거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중심이던 거래와 달리 최근에는 연구개발(R&D) 인프라나 생산시설 확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목적으로 한 거래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대웅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의료기기 전문기업 시지바이오 매각을 추진하며,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그룹 오너일가 가족회사인 에이하나가 보유한 시지바이오 지분 51%로, 거래가 성사되면 경영권은 IMM PE로 넘어가게 된다.

시장에서는 시지바이오 기업가치를 약 1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매각 금액은 6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지바이오는 골대체재 ‘노보시스’, 습윤 드레싱 ‘이지덤’, 유착방지제 ‘메디클로’, 히알루론산 필러 ‘지젤리뉴’ 등을 보유한 재생의료 기반 의료기기 기업이다. 매출은 2015년 328억원에서 2022년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24년에는 2000억원을 돌파했다.

대웅 관계자는 “시지바이오 매각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마홀딩스는 그룹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비임상 연구 기업 우정바이오 인수에 나섰다. 3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매입해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지분 47.22%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우정바이오는 실험동물 기반 비임상 시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신약 후보물질의 독성 평가와 효능 검증을 수행하는 비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을 핵심으로 한다. 감염병 연구에 필요한 고위험 병원체 실험이 가능한 감염동물 연구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로 콜마그룹은 후보물질 발굴 이후 비임상 연구 단계까지 이어지는 연구 인프라를 그룹 내부에 확보하게 됐다. 제약 계열사 HK이노엔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과정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우정바이오가 경기 동탄에 구축한 ‘우정바이오 신약 클러스터’ 역시 바이오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연구 공간과 장비를 활용하는 개방형 연구 인프라로 활용될 전망이다.

부광약품 안산공장. /부광약품

부광약품은 의약품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해 한국유니온제약 인수를 추진해 조건부 투자계약 체결 후 공개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인수 금액은 300억원으로 거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우선협상대상자를 먼저 선정한 뒤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추가 응찰자가 없거나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경쟁자가 없을 경우 기존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 인수자로 확정된다.

부광약품은 유니온제약 인수로 기존 내용고형제 중심 생산 구조에서 항생제와 주사제 생산 역량을 확대하게 됐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의약품 생산능력(캐파)이 30%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유니온제약은 부광약품보다 2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액상주사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액상주사제 생산력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생산능력과 연구 인프라 확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 움직임은 최근 제약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전략 변화와 맞닿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 비용 증가와 임상 실패 리스크 확대, 개발 기간 장기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는 흐름”이라며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생산능력과 연구 인프라를 확보하고, 자체 연구개발 역량을 높여 개발 효율성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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