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요즘 외식업계를 보면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뀐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다.
얼마 전까지 SNS를 도배하며 '오픈런' 열풍을 일으켰던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의 빈자리를 벌써 또 다른 디저트가 채웠다. 이번에는 '버터떡'이다. 찹쌀가루에 버터를 넣어 구웠다는 중국 상하이식 디저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함을 내세워 다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새로운 음식이 등장하고 소비자들이 이를 즐기는 일 자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문제는 그 유행의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핫플'의 상징이던 메뉴가 채 몇 달을 버티지 못한 채 자취를 감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유행 따라가기가 벅차다"거나 "유통업계와 인플루언서가 합작해 만든 억지 유행 아니냐"는 냉소가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초단기 흥행이 외식 생태계에 남기는 후유증이다.
화제가 포착되는 순간 시장은 순식간에 '복제품'으로 넘쳐 난다.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편의점, 개인 매장까지 경쟁하듯 비슷한 상품을 쏟아낸다. 반짝 인기를 기대하며 우후죽순 뛰어든 매장들은 열기가 식는 순간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다.
탕후루 열풍이 그랬다. 한때 거리마다 탕후루 매장이 들어섰지만, 유행이 꺼진 뒤 더 빠르게 늘어난 것은 폐점 간판이었다. 준비 없는 편승의 대가는 결국 자영업자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실제 외식업 가맹점 폐점률은 13.7%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화제성은 짧지만, 그 후폭풍은 오래 남는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국내 외식업계가 '다음 유행' 찾기에 몰두하는 사이, 외국 브랜드들은 시장의 빈틈을 실력으로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다.
예로 하이디라오, 탕화쿵푸 등 중국 외식 브랜드들은 단순한 인증샷용 공간을 넘어 맛과 운영 시스템, 브랜드 경험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유행을 좇기보다 경쟁력을 축적한 결과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한국 외식업계는 지금 무엇으로 경쟁하고 있는가. 잠깐의 화제를 만들 신제품일까. SNS에서 화제를 만들 비주얼일까.
외식 산업의 본질은 결국 맛과 서비스,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다. 그러나 지금 시장은 본질을 다지기보다 더 빨리 화제를 만들어내는 경쟁에 가까워 보인다.
반짝 유행은 소비자의 눈길을 잠시 붙잡을 수는 있다. 하지만 산업의 체력을 키워주지는 못한다. '인스타 감성'에 기대어 유행을 돌려막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한국 외식 시장에 남는 것은 브랜드도, 경쟁력도 아닌 피로감뿐일 수 있다.
오늘 SNS를 달군 그 '쫀득함' 뒤에는 유행이 지나가는 순간을 두려워해야 하는 수많은 자영업자의 현실이 놓여 있다. 지금 외식업계가 고민해야 할 것은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유행을 선도하고 유행이 지나가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산업의 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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