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잔고가 출시 약 3개월 만에 1조원을 돌파하며 기업금융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여유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발행어음이 증권사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발행어음 수신 잔고는 이달 10일 기준 1조원을 넘어섰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12월 19일 해당 상품을 출시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단기 채권성 상품이다. 투자자가 맡긴 자금은 증권사의 기업금융이나 투자 사업에 활용된다.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키움증권 발행어음 금리는 수시형 기준 세전 연 2.5%, 약정형은 세전 2.5~3.3% 수준이다. 약정형 상품은 7~30일 단기부터 1년 만기까지 여섯 가지 만기로 구성되며 최소 가입 금액은 100만원이다.
키움증권은 출시 초기 일주일 만에 판매 목표액 3000억원을 달성한 이후에도 고객 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잔고가 빠르게 늘어났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까지 발행어음 수신 잔고를 2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초대형 IB 인가 이후 자금 조달 기반 확대
발행어음 사업은 금융당국이 지정한 초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에만 허용되는 사업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이후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며 기업금융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과 투자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IB 자금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사업이 증권사가 보다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벤처 투자 등 투자은행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평가한다.
특히 최근 금리 하락 기대가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 예금 대신 증권사의 단기 금융상품이나 투자 상품으로 자금을 분산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발행어음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단기 자금 운용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 ‘모험자본 공급’ 규제…벤처 투자 확대
발행어음 사업은 조달 자금 일부를 벤처·혁신기업 투자에 활용하도록 하는 정책적 목적도 담고 있다.
금융당국 규정에 따르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일정 비율을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한다. 현재 투자 비율은 약 10% 수준이며 내년에는 20%, 이후에는 25%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도 벤처 투자 확대에 나섰다. 회사는 올해 중소·벤처·혁신기업을 대상으로 총 6000억원 규모 신규 모험자본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2000억원 이상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직접 투입한다.
또 민간 벤처모펀드에도 2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민간 벤처모펀드는 여러 벤처 자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 구조로 벤처 투자 위험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벤처캐피털(VC)의 세컨더리 펀드에도 자금을 공급해 비상장 기업 투자 기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 ‘리테일 강자’ 키움…IB 확장 시험대
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이 리테일 중심 증권사의 사업 구조 전환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개인 주식 거래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대표적인 리테일 증권사지만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등 IB 영역에서는 경쟁사 대비 규모가 크지 않았다. 발행어음 사업은 이러한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핵심 도구로 꼽힌다. 증권사가 발행어음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하면 이를 기반으로 기업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벤처 투자 등 다양한 투자 사업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해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IB 사업 확대의 핵심 기반”이라며 “키움증권도 발행어음을 계기로 리테일 중심 사업 구조에서 종합 투자은행 체제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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