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WBC 8강에 취할 때 아니다…고생 많았지만 행운도 따랐다, 2017 프리미어12→2028 올림픽→2029 WBC ‘지금부터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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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호주 경기. 류지현 감독이 경기 전 도열하고 있다./도쿄(일본)=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8강에 취할 때가 아니다. 한국야구가 지금부터 미래를 착실히 다질 필요가 있다.

한국야구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여정이 8강에서 막을 내렸다. 한국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8강서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7회 콜드게임패배를 안았다.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체코 경기. 한국이 11-4로 체코에 승리 했다. 팬에게 인사하는 류지현 감독./도쿄(일본)=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도미니카공화국은 메이저리그 올스타 멤버를 자랑한다. 단순히 잘 치고 잘 던지는 게 아니라, 디테일을 갖췄다. 2회 3실점, 3회 4실점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5억달러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7억6500만달러의 후안 소토가 그라운드에 몸을 던졌다.

특히 4회 소토는 한국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절묘하게 피하는 ‘스위밍 슬라이딩’으로 득점을 올렸다. 박동원이 소토의 왼팔을 먼저 태그한 것으로도 보였지만, 근본적으로 박동원이 공을 잡고 몸으로 소토를 밀어냈어야 했다.

3회 홈 쇄도 과정에서도 좌익수 저마이 존스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김주원이 순간적으로 그립을 잘못 잡은 듯했다. 공이 똑바로 날아오지 않고 박동원 기준 왼쪽으로 치우쳤다. 경기를 본 한 야구인은 도미니카공화국이 결국 그걸 기대하고 과감하게 주자(게레로)를 홈으로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레로 역시 박동원을 피해 절묘하게 홈플레이트를 쓸었다.

승부에 영향을 미친 이 두 장면을 봐도 한국의 수비 디테일이 좀 더 단단해져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실 1라운드서도 그랬다. 대만전 셰이 위트컴의 무리한 3루 선택, 그리고 뒤이은 대만 스퀴즈 작전에 좀 더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점 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투수들은 결국 류현진과 노경은, 고영표 등 베테랑들에게 기대야 할 정도로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안우진, 문동주 등 촉망 받는 젊은 선수들이 공교롭게도 몸이 좋지 않아 못 나오긴 했다. 그러나 이젠 결론이 명확해졌다. 무조건 150km대 중, 후반의 공을 뿌리면서, 커맨드까지 갖춘 간판, 대형 투수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

한국이 국제무대서 확인한 성과는 대형 타자들이다. 김도영, 안현민, 문보경 등이다. KBO리그 정상급 젊은 간판타자들이 국제대회서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건 수확이었다. 이런 선수들을 더 발굴하고 더 잘 관리해야 한다.

2009년 이후 17년만에 8강에 나갔다. 축하를 받아야 하고 박수 받을 일이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도 역대급으로 준비를 잘 했다는 찬사를 받는다. 1월 사이판 전지훈련이 큰 도움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류지현 감독은 전략 구사에 약간의 아쉬움을 지적 받기도 했지만,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 어쨌든 세계 8강 사령탑이다.

그러나 냉정히 볼 때 행운이 따른 8강이었다. 세계최강 일본과 대등하게 싸웠지만 대만에 이젠 열세란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 특히 호주전 7-2 승리는 행운이 깃들었다. 이정후의 8회말 1사 1루서 나온 타구는, 사실 투수가 글러브를 대지 않았다면 2루 방면에 있던 제리드 데일의 정면으로 향해 병살타가 됐을 것이다. 그랬다면?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은 성사도 되지 않았다. 경기를 지켜본 복수의 야구인이 이 장면에서 행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우선 류지현 감독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WBC로 임기는 끝났다. 9월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치도 먹이면서 성과도 내야 한다. 그리고 2027년엔 프리미어12, 2028 LA 올림픽이 있다. 올림픽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두 대회가 끝나면 WBC가 또 있다. 현재로선 다음 대회는 2029년 개최가 유력하지만, 2030년 얘기도 있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호주 경기. 류지현 감독이 2회말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에 올라 선발 손주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도쿄(일본)=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한국야구는 다시 정비하고, 큰 틀에서 방향성을 확실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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