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해성그룹 계열사인 코스피 상장사 한국제지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동전주’도 퇴출 대상에 포함되면서 당장 하반기부터 상장폐지 위기가 본격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승계 문제와 맞물려 ‘동전주’ 해소에 실제 나설지 물음표가 붙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발생한 사망사고의 후폭풍까지 이어지며 까다로운 현안이 더해지고 있다.
◇ ‘동전주’ 해소 나서기는 할까… 사망사고 후폭풍도 지속
한국제지는 13일 주가가 765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가 1,000원을 밑두는 ‘동전주’다. 이는 일시적인 문제도 아니다. 한국제지는 2024년 10월 말 무렵부터 1년 4개월 넘게 ‘동전주’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국제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부실 상장사’ 퇴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금융위가 내놓은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엔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상장사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을 넘지 못하면 상장폐지 된다.
한국제지는 또 다른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 방안인 시가총액 기준 상향과 관련해선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동전주’ 상태임에도 시가총액은 1,400억원대이기 때문이다. 하반기부터 300억원, 내년부터 500억원으로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이 상향 조정돼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동전주’ 문제의 경우 그렇지 않다. ‘동전주’ 해소 방안으로 꼽히는 주식병합도 해법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는 주식병합을 통해 손쉽게 ‘동전주’를 벗어나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주식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를 밑도는 경우에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한국제지는 현재 액면가가 1,000원으로 주가가 액면가보다 낮다. 이런 상황에선 주식병합으로 ‘동전주’를 해소해도 상장폐지 위기는 해소되지 않는다. 결국 주가 반등만이 해법인 셈이다.
문제는 애초에 상장폐지 위기 해소 의지가 있는지를 향해 물음표가 붙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제지는 해성산업이 지분 84.69%를 보유 하고 있다. 해성산업은 해성그룹의 중추로서 오너일가 승계 문제와 밀접한 곳이다. 해성그룹 오너일가가 해성산업을 거쳐 다른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그런데 해성그룹 오너일가는 단재완 회장이 고령에 접어들면서 3세 승계가 당면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특히 단재완 회장이 보유 중인 지분을 승계하는 문제가 핵심으로 지목된다. 세금 부담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제지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승계 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승계 비용 측면에선 오히려 상장폐지가 유리할 수 있기도 하다.
이는 한국제지가 ‘동전주’ 해소를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자칫 ‘부실 상장사 퇴출’을 위한 금융당국의 강수가 오너일가의 승계 비용 절감이란 엉뚱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제지는 최근 지난해 발생한 사망사고 후폭풍으로 뒤숭숭하다. 한국제지는 지난해 11월 말 현풍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끼임 사고로 숨지는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수사에 착수한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지난 12일 한국제지 본사 및 현풍공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동전주’ 해소가 시급한 가운데, 사망사고 후폭풍까지 더해지며 까다로운 현안이 산적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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