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body’s going to the party, have a real good time. Dancing in the desert, blowing up the sunshine.”
(파티에 참석한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 사막에서 춤추고 태양을 폭파해 버리네.)
< System Of A Down– ‘B.Y.O.B.’ 중>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미국·이란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면서 피해규모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외신보도들을 종합하면 13일 기준 사망자 수는 약 1,900~2,000명, 부상자는 1만6,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경제 피해규모도 막대하다. 전쟁 시작 후 6일간 미국이 지출한 비용은 무려 113억달러, 한화 약 17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글로벌 과학자들은 또 다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바로 ‘환경오염’이다. 막대한 인피해가 발생하는 전쟁 특성상, 자연환경문제는 후순위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쟁 장기화로 인한 환경 피해는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관련 문제 대응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 장기화되는 중동전쟁, ‘기후변화’ 가속화의 새로운 원인 우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우려되는 가장 큰 환경문제는 ‘기후변화’다. 전쟁 등 군사활동에서 사용되는 차량과 항공기는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미사일, 폭발물 등 무기 사용 시 발생하는 치명적인 화학물질은 주변 환경을 초토화한다.
그렇다면 미국·이란 전쟁이 지속될 경우 기후변화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는 지난 2023년 10월 7일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번 전쟁과 지리학적 위치, 사용 무기, 관련 국가가 매우 유사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종 휴전이 발효된 날짜는 지난해 10월 10일으로 전쟁 장기화 데이터 확보에 적합하다.
실제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기후변화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연구도 다수 발표됐다. 대표적으로는 영국 퀸 메리 런던대·랭커스터대·웨스트요크셔 분쟁 및 환경 관측소 공동 연구팀이 2025년 발표한 연구가 있다.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지역 내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다중 시점 연구다.
공동 연구팀은 2023년 10월부터 2025년 1월까지 가자지구 지역 내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 및 향후 배출 가능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은 크게 △전쟁 준비(요새화) △전쟁 기간(폭격, 미사일, 군용 차량·항공기) △전쟁 이후(재건, 인프라 복구, 폐기물 처리)의 3가지 관점으로 나눠 진행했다.
연구 결과, 15개월 간 전쟁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CO₂)의 양은 189만8,330톤으로 집계됐다. 가자지구 지역 인근 국가들의 세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스라엘(188만6,591톤) △이란(5,140.5톤) △레바논(3,747톤) △예멘(2,852.4톤)이다. 가자지구와 인접했고 전쟁의 주체인 이스라엘에서 99%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이다.
전쟁 이후 재건과 인프라 복구 등을 포함하면 배출량은 급격히 증가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 등 국가에서 전쟁 후 발생 이산화탄소는 총 3,227만5,089톤이다. 단 2년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102개 국가의 연간 배출량보다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이다.
공동 연구팀은 “2023년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은 전례없는 군사작전을 가자지구에서 돌입했다”며 “이는 남부 레바논, 이란, 예멘을 포함한 지역 전쟁으로 확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쟁으로 인해 심각한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오염, 자원고갈, 경제적 파괴가 발생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무력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상당한 탄소 배출량을 재산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 기뢰 등 폭약도 문제… 세계대전 불발탄 여전히 바다오염
탄소배출뿐만이 아니다. 미국·이란 전쟁은 주변 해역에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군 활동 증가로 인한 기름 유출, 기뢰 등 폭약, 침몰 선박 잔해에서 발생하는 중금속 성분의 확산 등 각종 오염물질이 해양 생태계에 장기적 피해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기계수뢰(Naval mine)’다. 일병 ‘기뢰’라 불리는 이 폭탄은 선박 파괴를 목적으로 수중에 설치된다. 땅에 지뢰가 있다면 바다엔 기뢰가 있는 셈이다. 지난 10일 외신보도 및 미 백악관 발표 등을 종합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는 현재 수십개 정도로 추정되며 향후 수백개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기뢰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은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2023년 에바 벵그진(ewa węgrzyn) 폴란드 제슈프 대학교(Uniwersytet Rzeszowski) 생물학 및 생명공학 연구소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기뢰 폭발로 인해 흑해 인근의 고래들이 떼죽음 당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사 이번 전쟁이 끝난다 해도 기뢰와 어뢰 불발탄 등 폭약 전쟁의 잔해가 남긴 피해는 오랜 기간 전 세계 연안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독일 ‘GEOMAR 헬름홀츠 해양연구소(Helmholtz Centre for Ocean Research Kiel)’ 연구팀이 2025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세계 1,2차대전에 발생한 불발탄이 발트해 남서부 해역에서 여전히 광범위한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독일 발트해 연안에 남은 유실 탄약은 약 30만톤으로 추정된다. 이런 유실 탄약에는 ‘2,4,6-트리니트로톨루엔(TNT)’, ‘1,3,5-트리니트로-1,3,5-트리아지난(RDX)’, ‘1,3-디니트로벤젠(DNB)’을 포함한 독성 재래식 폭발성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바닷물에 이 탄약들의 금속 케이스가 부식되면 해양으로 방출,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게 된다.
GEOMAR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연구팀은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발트해 남서부 독일 해역 전역에서 환경 시료 채취를 채취한 후, 물, 부유집자, 퇴적물에서 탄약화약물질(MC)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바닷물 1리터당 화학물질이 200~700나노그램(ng)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농도 자체는 낮았지만 광범위하게 탄약물질이 퍼져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GEOMAR 헬름홀츠 해양연구소는 “ 연구 지역의 용존 탄약 총량은 약 3,000kg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현재의 오염 수준이 해저에 존재하는 탄약으로 인해 800년 이상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에서 버려진 탄약은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과거의 오염물질’이다”라며 “이러한 폐기물을 정화하는 것은 해양 환경에서 적어도 하나의 환경 스트레스 요인을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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