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정년 60세·연금 65세 ‘엇박자’… 해외는 어떻게 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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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정년은 60세지만 연금지급 개시연령이 65세로 단계적으로 늦춰지면서 소득 공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진행한 ‘공무원 노후생존권 연금소득공백 해소를 위한 권리구제 헌법소원청구’ 기자회견 모습. / 뉴시스
공무원 정년은 60세지만 연금지급 개시연령이 65세로 단계적으로 늦춰지면서 소득 공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진행한 ‘공무원 노후생존권 연금소득공백 해소를 위한 권리구제 헌법소원청구’ 기자회견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저출생·고령화가 뉴노멀로 자리 잡으며 사회 전반에서 정년 연장과 관련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정년’이란 근로자가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진 나이로, 현재 우리나라의 법적 정년은 만 60세다. 이러한 논의는 특히 공무원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공무원은 2015년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연금지급 개시연령이 65세로 단계적으로 늦춰진 반면 정년은 여전히 60세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년퇴직 이후 연금을 받기까지 일정 기간 소득 공백이 발생하면서 공무원 정년과 연금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 연금 개시 늦추고 정년 그대로… 최장 5년 소득 공백

현재 우리나라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공무원의 정년을 60세로 통일하고 있다. 1949년 국가공무원법 제정 당시에는 정년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었다가 1963년 계급과 직무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년을 처음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치며 정년이 점진적으로 조정·확대됐고, 2008년 직급별로 달랐던 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통합했다. 그 결과 2013년 1월 1일부터 일반직 공무원의 정년은 60세로 단일화됐다.

문제는 정년과 연금지급 개시연령 간 격차다.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는 제4차 공무원연금개혁을 통해 연금지급 개시연령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늦췄다. 이에 따라 2033년부터 모든 공무원이 65세부터 연금을 받게 됐다. 그러나 정년은 여전히 60세로 유지되면서 퇴직 이후 연금을 수령하기까지 최장 5년간 소득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겼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공무원 정년 및 연금제도의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실제로 2022년 이후 정년퇴직한 공무원부터는 이러한 소득 공백을 겪고 있다. 또 현행 공무원연금법이 유지될 경우 2030년대 초반에는 소득 공백 상태에 놓이는 공무원 수가 연간 2만명을 상회하게 된다.

2022년 이후 정년퇴직한 공무원부터는 이러한 정년과 연급지급 개시연령 간 불일치로 소득 공백을 겪고 있다. 2030년대 초반에는 소득 공백에 놓이는 공무원 수가 연간 2만명을 상회하게 된다. 사진은 공무원 정년 및 연금지급 개시연령 간 격차. / 그래픽=이주희 기자
2022년 이후 정년퇴직한 공무원부터는 이러한 정년과 연급지급 개시연령 간 불일치로 소득 공백을 겪고 있다. 2030년대 초반에는 소득 공백에 놓이는 공무원 수가 연간 2만명을 상회하게 된다. 사진은 공무원 정년 및 연금지급 개시연령 간 격차. / 그래픽=이주희 기자

◇ 해외, 정년·연금지급 개시연령 연동… 정년 더 늦거나 아예 폐지

이에 정년과 연금지급 개시연령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년퇴직 이후 연금 수급은 안정적인 생계유지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시급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공무원 정년과 연금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례로 독일은 정년과 연금지급 개시연령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65세였던 연금지급 개시연령을 단계적으로 연장해 2029년 67세에 도달하도록 조정했다. 이에 맞춰 정년 역시 2029년까지 67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있다. 또 정년에 도달했더라도 근로 의사가 있는 경우 시간제 근무 등을 통해 직무를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유연한 임금·노동체계가 정년 연장 정착에 도움을 준 사례로 평가된다.

프랑스는 정년과 연금지급 개시연령을 제도적으로 연동해 소득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또 연금 가입 기간 부족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공무원의 신청에 따라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프랑스는 특히 자녀 부양이나 다자녀 양육 등 가족적 요인을 정년 연장 사유로 고려하고 있다.

일본은 연금지급 개시연령을 단계적으로 늦추는 동시에 공무원 정년 역시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조정했다. 특히 정년 연장 과정에서 △60세 이상 공무원 봉급 기존의 70% 수준으로 조정 △정년 연장에 따른 승진 적체 방지 장치 마련 등 제도적 보완책을 도입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정년을 폐지한 나라도 있다. 미국과 영국은 정년을 ‘고용상의 연령 차별’로 보고 근로자가 스스로 자신의 퇴직 시점을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공무원은 자신이 가입한 연금제도의 연금수급 시기와 근로 여건을 고려해 퇴직 시점을 자유롭게 결정하고 있다.

독일·프랑스 등 해외 주요국은 정년과 연금지급 개시연령을 일치시키고 있다. 사진은 주요국 공무원 정년 및 연금 제도 비교. / 그래픽=이주희 기자
독일·프랑스 등 해외 주요국은 정년과 연금지급 개시연령을 일치시키고 있다. 사진은 주요국 공무원 정년 및 연금 제도 비교. / 그래픽=이주희 기자

다만 정년 연장이 소득 공백 문제의 유일한 해답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정년 연장 방식과 대상 직종, 임금체계 개편, 소요 재원 마련 등 선결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 정년 개편은 민간부문 정년 제도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노동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 내 정년 연장이 실현되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21·22대 국회에서도 정년 연장 관련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된 바 있으나 본격적인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다만 그 사이 다양한 정년 연장 모델과 연금제도 개선 방안이 제시된 만큼,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한 제도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공무원 정년 및 연금제도의 현황과 과제
2026. 3. 9. 발행 국회입법조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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