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정치권에서 확산된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방송을 통해 제기된 의혹이 검찰개혁 논쟁과 맞물리며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자 법무부 장관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 공소취소는 검사 판단… 의혹에 정치 해석 덧붙는 이유
정 장관은 11일 정부과천청사 퇴근길 도어스테핑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자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소취소와 보완수사를 연결하는 이야기 자체가 이상하다”며 “어떤 근거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은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장인수 전 MBC 기자가 제기한 발언에서 시작됐다. 방송에서 장 전 기자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특정 사건의 공소취소와 검찰 수사권 구조 문제를 연결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정치권과 온라인에서 해당 인물이 정 장관이라는 해석이 나오며 논쟁이 이어졌다.
정 장관은 해당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메시지 자체를 부인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 관련 특정 사건 공소취소를 해주면 보완수사권 문제를 어떻게 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라”며 “황당한 얘기”라고 말했다. 취임 이후 여러 검사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논의를 이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적은 없다는 설명이다.
논란의 출처를 조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누가 발설했는지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오늘 제 설명을 듣고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공소취소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공소취소는 법률적으로 검사의 판단 영역이며, 공소권이 과도하게 행사됐거나 불법적인 경우라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법무부 장관이 특정 사건을 두고 공소취소 여부를 지시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은 검찰개혁 논의와 맥을 같이 한다. 최근 국회에서는 검찰 수사권 구조와 보완수사권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공소청 신설과 수사권 조정 문제까지 겹치면서 검찰개혁 입법이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정 장관도 이러한 흐름을 의식한 듯 검찰 조직에 대한 메시지를 함께 내놨다. 그는 취임 이후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이어왔다며 “국민이 검찰을 불신하고 있는 만큼 검찰 스스로 변화하고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해 왔다”고 말했다. 동시에 “검사는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고 수사가 부실해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과거사 대응 방식도 언급했다. 삼청교육대 사건, 여순 사건, 제주4·3 사건 등 국가폭력 사건에서 검찰이 국가배상 소송에 기계적으로 항소해 온 관행을 바꾸도록 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국가가 잘못해 경찰이나 검찰 수사로 피해를 준 경우라면 반성해야 한다”며 “국민 기본권을 더 폭넓게 보장하는 검찰이 돼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해 왔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불거진 시점도 눈길을 끈다. 국회에서 검찰개혁 입법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소취소 의혹까지 거론되면서 정치권 해석이 빠르게 붙고 있기 때문이다. 공소취소라는 법률적 문제와 검찰 수사권 구조 논쟁이 동시에 언급되면서 사건의 실체보다 정치적 해석이 앞서는 양상도 나타난다.
정 장관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의식한 듯 “근거 없는 이야기 때문에 중요한 검찰개혁 논의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논쟁이 이어지는 국회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의혹 역시 당분간 정치권 공방 속에서 계속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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