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엔화 환율 오류 사태, ‘거래취소’ 엔딩…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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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7시 30분경 토스뱅크의 엔화 환율이 472원대까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류가 발생한 약 7분간 동안 체결된 거래 금액은 약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 토스뱅크 앱 갈무리
지난 10일 오후 7시 30분경 토스뱅크의 엔화 환율이 472원대까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류가 발생한 약 7분간 동안 체결된 거래 금액은 약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 토스뱅크 앱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토스뱅크(이하 토스)의 엔화 환율 오류사태가 ‘거래 취소’로 일단락됐다. 다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 소비자들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엔화 환율을 조작하거나 오류임을 인지하고 고의로 환전을 한 게 아닌 토스 측의 실수로 인해 ‘자동 환전’이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토스 엔화 환율 오류는 지난 10일 오후 7시 29분 발생했다. 당시 시중의 엔화 환율은 100엔당 약 929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토스 측이 내부 점검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잘못된 환율이 적용되면서 엔화 환율이 시중의 절반 수준인 100엔당 472원으로 곤두박질 친 것이다. 472원의 엔화 환율은 약 7분간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토스 앱에서 ‘자동 환전’을 설정해둔 고객들이다. 자동 환전은 엔화 등 특정 화폐의 환율이 고객이 설정해둔 금액까지 내려오면 자동으로 환전이 되도록 설정하는 기능이다. 역대급 엔저 상황 당시 엔화는 100엔당 880원 안팎을 오르내렸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엔화 환율이 100엔당 890원, 900원 수준이 되면 일정 금액이 자동으로 환전되도록 설정해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토스의 실수 또는 오류로 엔화 환율이 472원까지 떨어지자 자동 환전을 설정해둔 고객들의 토스 계좌에서 자동으로 엔화 환전이 이뤄졌다. 환율은 100엔당 472원이 적용됐다. 환전된 금액은 적게는 1만∼2만엔, 많게는 10만엔 이상도 환전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과 토스의 조사 결과 토스의 피해 규모는 약 1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엔화 환율 오류 사태와 관련해 토스뱅크는 오류 당시 환전이 된 고객들의 엔화를 전량 거래 취소하고 원화로 환불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토스뱅크 앱 갈무리
엔화 환율 오류 사태와 관련해 토스뱅크는 오류 당시 환전이 된 고객들의 엔화를 전량 거래 취소하고 원화로 환불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토스뱅크 앱 갈무리

이에 토스는 11일 오후 1시경 “해당 시간 동안 체결된 엔화 환전 거래는 전자금융거래법 제8조 제3항 및 토스뱅크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 등에 따라 정정(취소) 처리될 예정입니다”라는 공식 입장문을 고객들에게 고지했다.

해당 입장문에는 “잘못 표기된 환율로 진행된 거래는 취소돼 고객님께서 보유하신 해당 외화(엔화)는 회수되며 매수에 사용된 원화 금액은 환불처리될 예정입니다”라며 “만약 이미 해당 외화(엔화)가 카드결제, 송금, 출금 등으로 사용된 경우, 고객님의 외화통장, 토스뱅크 통장 순으로 보유 잔액에서 출금해 충당합니다”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문제는 토스가 엔화 환전을 취소하는 근거로 내세운 법령과 약관이다.

전자금융거래법 제8조(오류의 정정 등) 제3항 내용은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는 스스로 전자금융거래에 오류가 있음을 안 때에는 이를 즉시 조사해 처리한 후 오류가 있음을 안 날부터 2주 이내에 오류의 원인과 처리 결과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토스뱅크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 제7조(오류의 정정) 부분에도 △ 제1항 ‘고객은 전자 금융 거래에 오류가 있을 수 없으며 회사에 대해 정정을 요구할 수 있다’ △제2항 ‘회사는 제1항에 따른 오류의 정정요구와 관련해 처리에 따라 정정요구를 날부터 2주 동안 오류의 원인과 처리 결과를 문서, 전화 또는 전자우편으로 고객에게 알린다’ △제3항 ‘회사가 전자 금융 거래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긴급 조사에 대해 처리하며, 오류가 발생했을 때 2주 동안 오류의 원인과 처리 결과를 문서, 전화 또는 전자우편으로 고객에게 알린다’는 내용만 존재한다.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진 고객의 자산을 임의로 회수할 수 있다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토스 측은 지난해 하나은행의 ‘베트남동 10분의 1 고시 오류’ 당시 전량 취소 사례를 들며 이번 사태도 동일한 근거로 거래 취소를 진행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토스 관계자는 “지난해 하나은행에서 발생한 베트남동 10분의 1 고시 오류는 전량 취소됐고, 우리도 법에 근거해 거래 취소를 한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지난해 2월 12일 오후 6시 하나은행은 고시환율 입력 오류로 당시 베트남동 환율이 100동 기준 5.75원이던 게 0.57원으로 급락했다. 당시 하나은행 측은 “환율고시 key-in(명령 입력) 오류로 발생된 건”이라고 설명하면서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충전 및 환전 거래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트남동의 경우 베트남 외환시장 마감 후 종가 환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제한적으로 일부 수기로 입력을 하는데, 이 과정에 입력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다만 이번 토스 엔화 폭락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객이 실수했을 때는 복구를 해주지 않으려 악을 쓰면서, 기업이 실수했을 때는 정상적으로 거래된 고객의 자산을 가져가고 다시 원화로 돌려주는 행위는 갑질이지 않은가”라는 의견도 일부 존재한다.

토스가 이번 엔화 사태와 관련해 고객들에게 어떤 보상안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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