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빠 므찌다, 선배님 므찌다.”
지난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 이글스가 1~2군 자체 연습경기를 실시했다. 2군 소속으로 1번 좌익수로 나선 손아섭(38)이 우중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오웬 화이트의 초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살짝 넘겼다.

손아섭의 뒤늦은 ‘대전 비공식 1호포’였다. 손아섭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한화에서 뛰었지만, 대전에서 홈런을 신고하지는 못했다. 한화 이적 후, 친정 NC 다이노스의 홈 창원NC파크에서 솔로포(2025년 8월17일)를 친 게 한화 소속으로 기록한 유일한 홈런이었다.
아울러 손아섭은 올해 대전 전체 비공식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물론 그는 감정 표현을 최대한 자제한 채 빠르게 그라운드를 돌았다. 그래도 1~2군 덕아웃의 반응은 뜨거웠다. “오빠 므찌다, 선배님 므찌다”라는 말이 계속 나왔다.
홈런이 중요한 건 아니다. 어차피 손아섭이 홈런타자는 아니다. 그러나 손아섭이 지난 2월 공개된 OTT 티빙의 ‘야구기인 임찬규’를 통해 했던 얘기가 있다. 당시 미계약 신분인 듯한 손아섭은 임찬규에게 공개할 수 없는 스승과 함께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데 느낌이 좋다고 했다.
2023년 타격왕 및 최다안타왕을 석권하고도 2024시즌을 준비하면서 두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여전히 타격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후 성적이 완만하게 떨어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을 보였다.
이 홈런은 그런 의미가 있다. 아직 손아섭이 한화 2군이 아닌 1군에 어필해도 될 정도의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그는 공개할 수 없는 스승의 도움으로 개인훈련을 하다 2월 초 1년 1억원에 어렵게 FA 계약을 맺고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를 소화해왔다.
1군 캠프 합류 없이 2군에서만 땀을 흘려왔다. 그 홈런은 올해 김경문 감독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 셈이었다. 정황상 손아섭은 12일 개막하는 시범경기부터 기회를 얻을 듯하다. 채은성 1루수, 강백호 지명타자로 정리가 되는 분위기라서, 손아섭이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손아섭이 방망이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김경문 감독으로선 안 쓸 이유가 없다. 어떻게든 자리는 마련하면 된다. 한화는 올해 다시 대권까지 달려가야 할 팀이다. 무조건 선수 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 손아섭은 9일 경기서는 1번 좌익수, 10일 경기서는 2번 좌익수로 나갔다.

어쨌든 김경문 감독이 손아섭의 홈런 하나로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시범경기부터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 개막 엔트리에 들든 못 들든 시즌 개막을 하면 최소 한번은 찬스가 있지 않을까. 적은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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