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빈의 건강노트] 소변 조절 어려워졌다면…‘이 질환’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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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방광 기능이 신경계 이상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신경인성 방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등 신경계 질환이 늘면서 노년층을 중심으로 환자가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경인성 방광은 방광 기능을 조절하는 대뇌와 척수, 말초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소변 저장과 배출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을 말한다. 정상적인 배뇨는 방광 근육이 수축하고 요도 입구가 열리면서 이루어지는데, 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면 이런 조절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비뇨기계는 두 개의 신장과 요관, 방광, 요도로 구성된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는 주머니 역할을 하며 물풍선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건강한 방광은 소변을 일정량 저장했다가 적절한 시점에 배출하는 기능을 유지하며, 정상 성인은 하루 약 1.5L의 소변을 보통 4~6번 정도 나누어 배출한다.

신경인성 방광은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서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외상성 뇌손상과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같은 뇌질환이 있다. 척수손상과 다발성경화증, 급성횡단척수염 등 척수질환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회음부 수술이나 자궁적출술 등 골반신경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수술 이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당뇨병성 방광병증, 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베체트병, 전신홍반루푸스 등 다양한 질환이 신경인성 방광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신경인성 방광 환자는 약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환자 비중이 높다. 과거에는 노화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 치료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초기에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신경인성 방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방광이 과도하게 팽창하면 방광벽 혈류가 감소하면서 신경 손상이 악화되고 방광 근육이 점점 약해질 수 있다.

또한 소변이 요관을 통해 신장으로 역류할 경우 신장 염증을 유발해 영구적인 신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잔뇨가 많을 경우 세균이 증식해 방광염이 발생하기 쉽고, 소변 찌꺼기로 인해 방광결석이 생기거나 소변이 새는 요실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신경인성 방광 환자가 일회용 카테터를 방광에 삽입해 방광을 비우는 ‘청결 간헐적 도뇨법’. /서울아산병원

신경인성 방광 치료는 크게 청결 간헐적 도뇨법, 약물치료, 유치도뇨법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표준 치료로 알려진 방법은 청결 간헐적 도뇨법이다.

청결 간헐적 도뇨법은 요도를 통해 카테터를 삽입해 방광에 남아 있는 소변을 완전히 배출한 뒤 관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일회용 카테터가 널리 사용되면서 사용 후 바로 버릴 수 있어 재사용 카테터나 유치도뇨관에 비해 요로감염, 요도손상, 방광결석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하루 4~6회 시행하며, 한 번 배출하는 소변량은 400~500mL 이하가 적절하다. 개인별 상태에 따라 배뇨 횟수와 방법은 의료진과 상담해 정하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는 방광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약물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보툴리눔 톡신 주사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보툴리눔 톡신 주사는 보통 7~14일 이후 효과가 나타나며 약 6개월 정도 유지되지만 효과 지속 기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유치도뇨법은 요도나 복부를 통해 도뇨관을 삽입해 지속적으로 소변을 배출하는 방식이다. 요도를 통한 유치도뇨관과 복부를 통한 치골상부 도뇨관 두 가지 방법이 있으며, 보통 실리콘 재질을 사용하고 2~4주마다 교체해야 한다. 다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요로감염이나 요도손상, 신장 합병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다른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배웅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신경인성 방광은 증상을 참고 방치하면 방광 기능 저하뿐 아니라 신장 손상이나 요로 감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증상이 의심될 경우 비뇨의학과에서 배뇨기능 검사 등을 통해 방광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환자에게 맞는 치료와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해진 시간에 배뇨하는 습관을 들이고 필요하면 간헐적 자가도뇨 등을 통해 방광을 주기적으로 비워주는 관리가 도움이 된다”며 “수분은 지나치게 제한하기보다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카페인이나 알코올처럼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음료는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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