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너무, 신의 경지에 오른 선수라서.”
김도영(23, KIA 타이거즈)은 지난 2월 일본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에서 오타니 쇼헤이(32, LA 다저스)를 두고 위와 같이 말했다. 맞붙어보고 싶고, 만나면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승부에 들어가면 존경심 없이 승부 그 자체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는 정말 김도영의 말처럼 신의 경지에 오른 선수다. 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C조 예선 대만과의 첫 경기서 0-0이던 2회초 1사 만루서 승부를 결정하는 우월 그랜드슬램을 뽑아냈다. 볼카운트 2B1S서 정하오춘의 커브를 기 막히게 걷어냈다.
커브가 바깥쪽으로 떨어지고 있어서 정확하게 맞추기 쉽지 않았다. 특유의 토탭에 랜딩과 함께 가볍게 툭 들어올리면서 368피트(약 112m)짜리 홈런을 만들어냈다. OTT 티빙에서 경기를 생중계한 이택근 해설위원은 오타니가 힘이 아닌 기술로 만들어낸 홈런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자세가 평소 오타니의 자세는 아니었다. 그러나 끝내 하체는 무너지지 않았다
한국은 이런 오타니를 상대해야 한다. 7일 19시 도쿄돔에서 일본과 C조 2차전을 치른다. 선발투수는 사이드암 고영표다. 과연 한국은, 그리고 고영표는 어떻게 오타니를 상대할까. 경기를 중계한 SBS 이순철 해설위원은 공은 둥글다면서, 분명히 방법은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오타니는 2025시즌 기대장타율, 기대출루율, 타구속도, 배럴타구비율, 하드히트비율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상위 0~1%대였다. 배트스피드는 상위 7%, 볼넷 비율 상위 3%다. 반면 삼진률은 하위 22%,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벗어나는 공에 대한 헛스윙률은 하위 4%였다. 약한 구종, 약한 코스가 거의 없다.
오사카 공식 연습경기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대만을 상대로 2루타-만루포-안타로 제대로 타격감을 올렸다. 한국을 상대로도 어떻게든 위협을 가할 전망이다. 좌타자 오타니가 사이드암에게 강할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되는데, 그래도 고영표의 주무기 체인지업은 타자 기준으로 손이 빨리 안 보인다는 장점은 있다.
고영표가 오타니를 1~2번 정도 상대하고, 나머지는 불펜의 몫이다. 이번 대회 불펜은 좌투수가 많지 않고, 우투수 대부분 포심을 주무기로 삼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티빙 윤석민 해설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을 통해 불펜의 다양성이 부족한 게 아쉽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150km대 초반의 국내 불펜투수들의 포심은 오타니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 안 되면 걸러야 한다. 자존심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경기에 이기는 것, 나아가 2라운드에 가는 게 중요하다.

일본 홈 관중들이 야유를 보내도 그 순간일 뿐이다. 설령 1루가 비어 있지 않더라도 거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홈런보다 볼넷이 낫다. 오타니가 강한 정타를 만들어내면 단타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게 모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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