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중동 정세가 혼란한 가운데, 국내 식품기업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그간 K-푸드를 수출하는 식품 기업들은 중동 지역을 신시장으로 점찍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할 시 수출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 유가·환율 ‘도미노’에 수출전략 흔들
산업통상부는 3일 ‘3차 중동사태 실물경제 대책 점검’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석유·가스 수급, 무역·물류 및 석유화학·플랜트 등 주요 산업에 대한 영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이는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예고하면서 유가 상승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 국내 수입 원유의 7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여파로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13% 급등하며 배럴당 82달러를 넘기도 했다. 유가 상승은 국내외 물류비와 생산비를 끌어올리며 원가 부담을 상승시킨다. 원자재비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기업은 원맥(밀), 원당(설탕), 유지류 등 주요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중동발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4일 새벽 한때 1,506원까지 치솟았다.
K-푸드를 수출하는 식품기업들은 미국, 중국에 이어 중동지역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지목한다. 이에 삼양식품, 농심, 오리온, CJ제일제당 등 식품 기업이 UAE(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을 공략해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지역 K-푸드 수출 규모는 전년보다 22.6% 증가한 4억1,160만 달러(약 6,000억원)를 기록했다. 대부분 UAE(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쿠웨이트 등으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중동 K-푸드 사업을 본격화할 복안으로 UAE 유통기업 ‘알카야트 인베스트먼츠’와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동원F&B와 오뚜기도 올해를 기점으로 중동 지역 수출 확대를 추진했는데 앞으로의 사업계획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오뚜기는 향후 수출 확대 여부와 속도를 지역 정세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중동 수출 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우리 기업이 중동 시장 수출을 늘려가는 시점에 중동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업들이 중동 시장 진입을 멈추거나 전략을 재점검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석달 이상 장기화하거나 국지전으로 남게 되면 중동 진출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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