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펫] “합법이라더니 갈 곳 더 줄었다”…카페·식당 줄줄이 ‘입장 불가’ 선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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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위생 및 안전관리 홍보 영상. /식약처 유튜브 캡처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반려동물의 식당·카페 출입이 지난 1일 법적으로 정식 허용됐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노펫존’ 전환이 급증하고 있다.

4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합법화 이후 갈 곳이 더 줄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반려인은 “단골 매장 상당수가 동반 운영을 중단했다”며 “규제가 완화돼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눈치만 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 서울 마포구의 한 유명 카페는 “시행규칙에서 요구하는 시설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반려동물 동반 입장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이 같은 반발은 지난 1일 시행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에서 비롯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년 간의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일반음식점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합법화했다.

다만 업주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 업소 안내문 부착 △조리장과 식사 공간의 물리적 분리(칸막이·울타리 설치) △반려동물 전용 의자·케이지 등 1개 이상 비치 △음식물 덮개 사용 △전용 쓰레기통 설치 △예방접종 여부 확인 등의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이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예컨대 식품 취급시설 출입 제한이나 영업장 내 이동 금지 의무를 어길 경우 1차 위반 시 영업정지 5일, 2차 10일, 3차 20일로 처분 수위가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아울러 식품 취급시설 내 반려동물 관련 기타 준수 사항을 위반한 경우에도 1차 시정명령을 거쳐 2차 영업정지 5일, 3차 영업정지 10일 등 순차적으로 제재가 부과된다.

식탁과 식탁 간 간격 유지. /식약처 유튜브 캡처

규제 완화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현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까다로운 위생 기준과 법적 책임이 영세 자영업자에게 ‘족쇄’가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카페 운영자 A씨는 “조리장과 취식 공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기 어려운 소규모 매장에는 사실상 동반 금지령과 다름없다”며 “단 한 번의 실수로 문을 닫을 수도 있는데 누가 위험을 감수하고 반려동물을 받겠느냐”고 말했다.

준비되지 않은 법 시행은 현장 충돌로도 이어졌다. 지난 1일, 배우 이상아 씨가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의 애견 카페에서는 강화된 규칙에 항의하는 고객과 실랑이 끝에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씨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바뀐 규정을 모르고 방문한 손님이 반려견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지당하자 화를 참지 못했다”며 “함께할 공간을 오히려 좁게 만드는 법 개정이 속상하다”고 밝혔다.

기존에 반려동물에 호의적이었던 매장들이 법적 책임을 피하려 보수적인 선택을 하면서 반려인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식약처 유튜브에 올라온 반려동물 동반 출입 홍보 영상에도 수십 개의 불만 댓글이 달렸다.

배우 이상아 씨가 운영하는 애견카페 공지. /이상아 인스타그램 캡처

반면 일부에서는 “털 알레르기나 위생 문제를 고려하면 기준 강화는 당연하다” “애초에 허가 없이 운영되던 불법 동반 카페들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제도 안착을 위해 보다 유연한 규제 보완과 함께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줄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음식점은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 장소로 위생·안전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면서도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현장 수용성을 높이는 세부 보완이 병행돼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식약처는 이날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위생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라며 “영업자 대상 설명회를 개최하고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고 설명자료를 냈다.

설명회는 지난달 27일 대구·경북 지역에서 진행됐으며, 오는 6일 대전·세종·충청(오송), 9일 부산·울산·경남(창원), 10일 광주·전라·제주, 11일 서울·강원, 13일 인천·경기(광명) 순으로 전국 6개 권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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