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특별결의’ 외면한 금융지주…지배구조 개선안 주총 전 공개 가닥

마이데일리
사진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각 사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시점을 주주총회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 도입 등이 이번 주총 안건에 반영되지 않자, 개선 방향을 조기에 공개해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열린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각 지주사 이사회 사무국장들에게 개선안을 조기 발표하겠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달 말 발표가 유력했지만, 시점을 조정할 경우 주요 금융지주 주총 이전에 개선안이 공개된다.

주요 금융지주의 주총 일정은 △우리금융(23일) △하나금융(24일) △KB금융(26일) △BNK금융(27일) 순으로 이달 예정돼 있다. 당국 개선 방향이 주총 전에 공개되면 이사회와 주주들에게 일정한 압박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회장 연임 시 주총 특별결의 도입과 사외이사 3년 단임제 등을 주요 개선 방향으로 제시해 왔다. 또 법 개정 전이라도 자율 도입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 주총 안건에는 ‘연임 특별결의’ 모델을 반영한 금융지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금융이 회장 3연임 시 특별결의를 도입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이는 당국이 검토 중인 모델과는 차이가 있다.

사외이사 교체 폭 역시 제한적이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70% 이상이 이번에 임기 만료 대상이었지만 실제 교체 인원은 1~2명 수준에 그쳤다. 회장 선임 논란이 있었던 BNK금융만 7명 중 5명을 교체했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안이 이번 주총 안건에 포함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양종희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만료되는 만큼 내년 3월 첫 특별결의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KB금융은 이번 주총 안건에 정관 개정안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연임 요건 강화를 주문하며, 일반결의 대신 주주총회 특별결의(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출석·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로, 회장 연임에 대한 주주 통제권을 강화하며 실질적인 문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재 KB금융은 4분의 1 이상 출석과 출석 주주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는 일반결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개선안 발표 시점을 앞당기더라도 주총 안건에 실제 반영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신한금융 이사회를 끝으로 주요 금융지주의 주총 안건이 사실상 확정되기 때문이다. 안건 변경은 절차상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이번 주총 전 지배구조 개선안 공개 방침은 즉각적인 제도 변화보다는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싼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라면서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간 지배구조를 둘러싼 긴장 국면은 주총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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