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포커스] 외국인 7200억달러 베팅…AI 낙관의 끝은 어디?

마이데일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뉴시스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뉴욕증시에 제동이 걸렸다.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급락하면서, 인공지능(AI) 랠리를 이끌어온 대표 종목조차 기대치를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면 조정을 피하기 어려운 국면임이 확인됐다. S&P500 지수가 3년간 77% 급등하는 동안 성장 기대가 선반영됐지만, 시장은 이제 기대감보다 현금흐름과 수익성 검증에 무게를 두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2일 <마이데일리>가 최근 3년간 S&P500 지수 흐름을 분석한 결과, S&P500 지수는 2023년 1월 2일 3895.08에서 지난해 말 6858.47까지 약 76.99% 상승했다. 지난해 3월 5074선까지 조정을 겪었지만 이후 AI 관련 대형주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수준을 회복했다.

최근 3년간 S&P500 지수 추이 /인베스팅닷컴

성장률 전망 상향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 완화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한때 30%를 웃돌던 뉴욕 연방준비은행 추정 경기침체 확률은 최근 20% 아래로 하락했다. 시장의 시선은 ‘침체 가능성’에서 ‘확장 지속’으로 이동했다.

◇ 외국인 자금 7201억달러 순유입…美 주식 쏠림

미국 재무부 국제자본흐름통계(TIC)에 따르면, 연간 기준 외국인 주식 자금은 2023년 165억달러에서 2024년 3075억달러, 2025년 7201억달러로 급증했다. AI 산업 투자 확대와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자금 유입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한 달 간 카리브 제도(619억달러), 싱가포르(201억달러), 노르웨이(178억달러)가 순매수에 나섰고, 일본(-146억달러)·스위스(-109억달러)·룩셈부르크(-63억달러)는 순매도했다. 이 기간 한국은 76억달러(약 10조 9417억원) 순매수했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외국인의 미국 주식 투자 규모가 이미 상당히 누적돼 단기간에 비중을 줄이기 쉽지 않다”면서 “AI 산업에 대한 투자 수요와 연준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자금 유입을 떠받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2026년 비(非)미국 기업 이익 증가율이 미국 기업 이익 증가율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점진적으로 분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쏠림이 영구적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의미다.

◇ ‘입증하라’ 모드…엔비디아도 예외 아니었다

시장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동시에 AI 버블 불안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하루 만에 5% 넘게 하락했다. “좋은 실적”이 아니라 “압도적 실적”을 요구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브로드컴·램리서치·웨스턴디지털·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등 반도체 종목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 루빈’ 인공지능(AI) 슈퍼컴퓨팅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뉴시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입증하라(Show me)’ 국면으로 해석한다. AI 투자 규모가 실제 현금흐름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증시는 △AI 성장 스토리 △외국인 대규모 자금 유입 △경기 확장 기대라는 세 축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기대치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황에서, 실적이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조정은 더 빠르고 거칠 수 있다. 구조적 혁신의 출발점인지, 기대가 앞선 정점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이와 관련 리처드 클로드 자누스헨더슨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초점이 단기 실적에서 벗어나 AI 관련 투자의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갔다"며 "AI 투자 규모, 수익화 가능성, 잠재적 현금흐름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반면 전문가 일각에서는 "월가는 엔비디아 주가에 대체로 낙관적"이라며 "66명의 애널리스트 중 61명이 '매수'나 '강력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면서 미국 증시의 건재함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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