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구현모 전 KT 대표, 비자금 책임 다시 따져야”…소액주주 손배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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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현모 전 KT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결심공판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당시 검찰은 구 전 대표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불법 정치자금 기부 등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에 대해 대법원이 소액주주 손해배상 책임을 다시 따져보라고 판단했다. 황창규 전 KT 회장의 책임 여부도 재검토 대상이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KT 소액주주 35명이 전·현직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765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근 구 전 대표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소액주주들은 지난 2019년 3월 전·현직 경영진의 위법 행위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냈다. 쟁점은 △2010년 무궁화위성 3호 해외 매각 △2015년 미르재단 출연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쪼개기 후원’ 등 네 가지였다.

이 가운데 구 전 대표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상품권을 매입·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약 3억3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전·현직 임원들과 나눠 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후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벌금 700만원이 확정됐고, 업무상 횡령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1심과 2심은 대부분 경영진의 법령 위반이나 임무 해태를 인정하지 않았다. 구 전 대표에 대해서는 비자금 조성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정치자금으로 쓰인 약 2억3000만원이 모두 회사에 반환됐다는 이유로 배상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구 전 대표의 비자금 조성이 이사로서의 임무를 저버린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정치자금으로 사용된 금액만 손해액으로 본 2심 판단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나머지 비자금도 손해로 볼 수 있는지 다시 심리하라고 판시했다.

황 전 회장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도 재검토 대상이 됐다. 당시 주요 경영 사안에 관여한 만큼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무궁화위성 매각, 미르재단 출연, 아현지사 화재와 관련한 다른 청구 부분에 대해서는 원고 패소로 판결한 2심 판단이 유지됐다.

이에 따라 구 전 대표와 황 전 회장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는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가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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